“요즘은 개점할 때 와야 장난감과 학용품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어요. 오후 3~4시에 오면 인기 제품은 다 팔리고 없으니까요.”17일(현지시간) 오후 4시 뉴저지 티터버러에 있는 월마트를 찾은 안나 조엘 씨는 요즘 원하는 물건을 사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실제 이 시간 월마트의 장난감, 학용품, 아이용 액세서리를 모아놓은 진열대는 텅텅 비어 있었다. 지난달 대중 관세를 최소 145% 이상으로 끌어올린 관세 정책으로 수입 물량이 급감한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실적 발표 행사에서 “가격을 낮게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모든 압박을 흡수할 수 없다”며 “더 높은 관세는 더 높은 가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데이비드 레이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관세가) 어떤 소매업체나 공급업체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아마 이달 말부터 그런 현상(가격 인상)이 나타날 것이고, 6월에는 확실히 더 많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그렇게 기대하지 않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가 16일 발표한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50.8로 예상치(53.4)를 크게 밑돌았다. 역사적 최저점인 2022년 6월(50.0) 수준에 근접했다. 현재 상황을 평가한 지수와 미래에 대한 기대지수, 개인 재정 상황에 관한 응답이 모두 악화했다. 응답자 중 4분의 3이 ‘관세’를 언급했다고 이 대학은 설명했다.
샘 피오라니 오토포캐스트 부사장은 “소비자는 (포드의) 캐나다산 미니밴이나 (GM의) 멕시코산 이쿼녹스가 추가 비용을 감당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완성차 기업은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기반으로 3국에 걸쳐 공급망을 형성해왔다. 캐나다·멕시코 관세와 자동차·자동차부품 관세 등으로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트럼프 정부는 자동차업계 관계자들 요청에 따라 각종 예외 규정을 만들고 있으나 기업들은 비용 증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4월 기준 신차 평균 가격은 2.5% 상승했다.
워싱턴=이상은/뉴욕=박신영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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