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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과의 첨단산업 경쟁서 이기려면 제조업+AI 융합 서둘러야"

입력 2025-05-19 17:24   수정 2025-05-20 00:35


“중국과의 일전(一戰)에서 이기려면 제조업과 인공지능(AI)의 융합을 서두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전윤종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원장)

국내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은 한국이 첨단산업 패권을 중국에 넘겨주지 않으려면 제조업과 AI의 융합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이 일부 제조업에서 한국을 앞질렀지만 제조업에 특화된 AI 부문에선 아직 한국에 뒤처진다고 판단해서다. 따라서 한국엔 현시점이 제조업 강국 지위를 유지할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중국, 이미 한국 머리 위에”
전문가들은 1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주최로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AI 자율제조 확산을 위한 좌담회’에서 한국 제조업이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정선 한국경제신문 중기선임기자 사회로 열린 이날 토론에서 이준혁 HD현대삼호 자동화부문장은 “중국 조선업은 중국 정부의 과감한 AI 지원을 통해 기술적으로 한국의 머리 꼭대기를 넘어서는 단계”라며 “국내 조선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설계, 생산 등 전 생애 주기에 피지컬 AI를 도입해 작업 안정성을 강화하고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 등의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민 현대차 이포레스트센터장은 “현대차 공장이 40개가 넘는데 AI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가 숙제”라며 “그런 면에서도 공동 연구개발(R&D)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는 유연성을 확보하고 최적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 AI 도입은 필수”라며 “현대차도 품질 검사, 설비 고장 예방, 자동화 운영 효율 향상을 위해 AI를 접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재식 KAIST 교수는 제조업과 AI를 융합하고 있는 선진국의 다양한 사례를 제시해 AI 도입 필요성을 역설했다. 최 교수는 “다국적 에너지 기업 셸의 미국사업부는 AI를 통해 1만 개 이상의 중요 자산을 모니터링해 매일 1500만 건의 예측 통찰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예기치 않은 가동 중단을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전윤종 KEIT 원장은 “제조업에 특화한 AI 분야는 아직 세계 시장에서 뚜렷한 강자가 부상하지 않은 초기 단계”라며 “제조업 강국인 한국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현장의 암묵적인 지식과 노하우를 데이터로 만들어 산업 현장에 특화한 AI 모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질의 현장 데이터 확보 필요
이상목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은 “제조 AI를 개발하려면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데, 현 수준의 데이터플랫폼 사업들로는 부족하다”며 “제품 검사, 설비 진단, 맞춤형 설계, 공장 내 물류, 공정 관리 등 크게 다섯 가지 분야에 AI를 적극 활용하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정부의 ‘AI 자율 제조 선도 프로젝트’가 성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산업부는 26개 기업의 제조 공정에 AI 접목을 돕는 한편 제조 현장에서 나오는 온도, 습도, 재료 등의 데이터에 기반해 제조업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조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 중이다. 이른바 ‘제조업 챗GPT’를 구축하는 전략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지난해 200개 이상의 제조 업체가 신청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현대차와 HD현대삼호 등도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스테인리스 용접 강판을 생산하는 성원도 함께하고 있다. 오경택 성원 대표는 이날 “AI 적용 대상 생산 라인을 설정해 모든 생산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부는 2027년까지 200개 이상의 선도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산업부 산하 KEIT가 기획 및 관리를 맡고 있다. 전 원장은 “2030년까지 현재 9% 수준인 AI 자율 제조 확산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제조 생산성을 20% 이상 높이는 게 핵심 목표”라고 소개했다.
◇“AI 도입 성과 뚜렷해”
좌담회에선 선도 프로젝트의 구체적 성과도 공유됐다. 오 대표는 “과거 숙련자의 경험에만 의존하던 공정이 AI를 통해 이상징후를 수치로 파악할 수 있는 체계로 바뀌면서 품질의 일관성을 확보하는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집된 데이터로 라인별 생산성과 불량률, 비효율 구간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품질, 납기, 원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HD현대삼호는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특수성을 고려해 조선업 전문용어 LLM(대규모언어모델) 번역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박진우 기자/이정선 중기선임기자

주최 : 산업통상자원부·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후원 :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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