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가 있다. 정부와 기업이 손발을 맞춰 인재를 키워내기 때문이다. 대만 정부의 강력한 인공지능(AI)·반도체 인재 육성에 따라 국립 명문대들은 매년 500명이 넘는 석·박사급 인재를 쏟아낸다. TSMC 등 현지 기업은 의사보다 높은 연봉으로 똑똑한 인재의 공대행(行)을 유도한다. 그러자 구글 등 빅테크도 대만 인재를 사기 위해 현지에 연구개발(R&D) 거점을 짓는다. 대만이 불과 10여 년 만에 ‘AI 하드웨어 수도’가 될 수 있었던 메커니즘이다.
대만이 ‘인재 강국’이 된 것은 순전히 ‘공학 인재’ 덕이다. IMD의 세부 평가지표를 보면 대만은 ‘공과대(과학 포함) 졸업자 수’(6위), ‘기업 임직원 동기부여’(7위), ‘기업의 임직원 육성·교육’(8위) 등의 항목에서 글로벌 톱10에 들었다.IMD의 평가 결과는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기업 TSMC에서 확인할 수 있다. TSMC는 지난해 직원에게 평균 332만대만달러(약 1억5000만원)를 지급했다. 전년보다 21.7%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TSMC뿐만 아니라 여러 대만 AI·반도체 기업이 최고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높은 연봉을 제시한다”며 “대만에서 반도체 엔지니어의 위상은 의사와 변호사에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취임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AI·반도체 인재 육성에 더 적극적이다. 경제부 장관에 TSMC 협력사 출신인 궈즈후이를 임명하고 ‘실무형’ 인재 육성을 주문했다. 궈 장관은 지난해 “4년 안에 대만 AI 응용산업을 세계 3위로 끌어올리겠다”며 4년간 10만 명의 해외 유학생(대만인 포함)을 지원해 대만 AI산업에 재투입하는 그림을 그렸다. 계획대로 되면 본토 인력 10만 명을 더해 20만 명의 AI 인재가 대만에서 활동한다.
리사 수 CEO가 이끄는 미국 반도체 기업 AMD는 지난해 가오슝, 타이난 두 곳에 AI·첨단 반도체 연구 거점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신베이에 AI폰 등 하드웨어 R&D 단지를 운영 중이다. 일본 첨단소재 기업 도레이도 ‘차세대 반도체 소재 개발’을 위한 R&D 시설을 대만에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황정수/김채연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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