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4개월째인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의 전립선암 진단 소식이 전해졌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미 암세포가 뼈까지 전이된 상태라는 것.
뼈전이는 다른 장기 전이와 비교해 생존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낮으나 뼈로 전이된 암세포는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고 이는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개인 대변인을 통해 전립선암 진단 소식을 전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 측은 암세포가 뼈까지 전이됐음을 밝히며 "본인과 가족들이 치료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올해 82세인 바이든 전 대통령은 최근 소변 시 관련 증상을 보여 검사를 받았으며 지난 16일 전립선암으로 판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립선암은 악성도 1~10(숫자가 높을수록 고위험)의 '글리슨 점수'로 나타내는데, 바이든은 9점(등급 그룹 5)을 받았다. 이는 매우 공격적인 암을 의미한다.
글리슨 점수는 주된 형태와 보조적 형태의 점수를 합친 것이므로 최소값은 2, 최대값은 10이다. 4 이하이면 분화도가 아주 좋은 것이고, 5~7은 중등도이며, 8 이상은 좋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7점 이상이라면 피막의 침범, 정낭 침범, 절제 변연 양성, 림프절 전이 등의 의미 있는 예후 인자로 생각되어, 임상적으로 나쁜 분화도의 전립선암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노년기 남성에게 많이 발견되는데, 초기에는 전립선에 국한돼 심각한 해를 입히지 않을 수 있지만, 일부 유형의 전립선암은 공격적이며 뼈를 포함한 신체 다른 부위로 빠르게 확산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주치의의 정밀한 진단을 주기적으로 받았을 바이든 전 대통령이 뼈까지 암세포가 전이될 정도로 이를 방치했던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22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20년에 우리나라에서는 24만7952건의 암이 새로이 발생했는데, 그중 전립선암은 1만6815건, 전체 암 발생의 6.8%로 6위를 차지했고 남성에게 발생하는 암 중에서는 3위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70대가 43.0%로 가장 많았고, 60대 31.5%, 80대 이상 17.1%의 순이었다.
전립선암은 고령에서 많이 발생하고, 유전적 소인, 남성 호르몬의 영향, 서구 식이 습관(특히 고열량 지방 섭취 증가) 등과 관련이 있다. 그 외에 전립선의 감염성 질환, 성관계의 횟수, 사회경제적 상태 등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과 한국의 전립선암은 서양 전립선암과는 다르게 글리슨 점수가 높고, 크기에 비해 공격적으로 빠르게 진행하는 암이 많은 인종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과거와는 다르게 한국에서도 최근에는 전립선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증가와 빠른 전립선암 환자 증가 추세, 인구의 고령화, 암 검진의 보편화, 혈중(혈청) 전립선특이항원 측정 검사 도입 등으로 조기 진단 및 조기 진단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그 결과, 적절한 치료가 조기에 시작되어 생존 예후가 많이 향상된 상태다.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특별히 이유 없는 뼈 통증으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에게서 검사 중 우연히 전립선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예방법은 무엇일까. 일반적인 건강 수칙이 전립선암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식생활로는 과일과 채소 섭취를 많이 하는 것이 좋고 동물성 지방은 전립선암에 가장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동물성 지방을 피하기 위해 육류를 무조건 피해서는 안 된다.
질 좋은 육류는 노년 인구의 근 손실을 예방하니 적당히 섭취하는 게 좋으나 동물성 지방은 빼고 먹는 게 좋다. 또한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포함한 규칙적인 운동이 아주 중요하다. 예전에는 걷기를 많이 하라고 권유하였으나 최근에는 근력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생활 습관의 개선으로는 금연, 절주,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증상이 없더라도 1년에 한 번은 주변 비뇨의학과에 방문하는 등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서 건강을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