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에 가는 길이 쉽지 않은 반려동물과 보호자를 위한 새로운 대안이 나왔다. 주식회사 펠즈(FELZ, 대표 김승우)는 반려동물 건강검진을 집 앞에서 받을 수 있는 건강검진 플랫폼 ‘PETing(펫팅)’을 정식 출시하고, 경기도 고양시에서 본격적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PETing(펫팅)’은 병원에 가기 어려운 반려동물과 보호자를 위해, 수의사가 검진차량으로 집 앞으로 찾아가 검진을 진행할 수 있도록 예약과 방문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특히 낯선 환경과 이동에 예민한 고양이, 여러 마리를 키우는 가정, 차량이 없는 보호자, 또는 시간이 부족한 바쁜 보호자들에게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이동의 편의성을 넘어, 검진 환경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확한 검진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구조가 특징이다.
펫팅 서비스를 기획한 김승우 대표는 11살 된 휘핏 ‘루키’를 키우고 있는 보호자다. 평소 온순한 루키가 병원에만 가면 심하게 떨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지켜보며, 반려동물에게 병원 방문 자체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험하고 해결하고자 했다.
특히 고양이 보호자의 경우, 고양이가 낯선 환경과 이동에 예민하고 스트레스를 크게 받기 때문에, 병원에 데려가는 것 자체가 큰 과제인 점에 주목했다. 정기검진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이동에 대한 부담 때문에 검진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고, 김 대표는 이를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해결하기 위해 펫팅의 기획을 구체화하게 되었다.
그는 실제 고양이가 받는 스트레스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간 심박수 측정기를 이용해 반려묘 ‘케빈’의 병원 이동 과정을 측정했고, 이동 중 심박수가 평소의 두 배로 오르고 체온이 2도 이상 상승하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 “검진의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하지만, 아이에게 이 정도의 스트레스를 주면서까지 정기적인 검진이 가능할까?”라며 “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박수 측정에 참여해준 케빈과 보호자님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펫팅은 검진 자체를 이동시킨 것이 아니라, 반려동물에게 최적화된 환경을 새롭게 설계한 것에 가깝다. 펫팅 검진 차량 내부는 고양이가 선호하는 낮은 조도와 적정한 온습도, 외부 소음이 차단된 단독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타 동물과 마주치는 일이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기존 동물병원에서는 대기실에서 강아지의 짖는 소리나 낯선 냄새 등으로 인해 고양이가 경계하거나 방어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반면 펫팅은 이러한 자극 요소가 철저히 배제된 단독 환경에서 한 마리의 반려동물을 위한 모든 검진이 이뤄지기 때문에, 보다 안정된 상태로 검진에 임하는 모습을 자주 확인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병원이라면 과민 반응으로 검진이 어려웠을 아이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펫팅 차량 안에서는 안정된 상태로 검진에 잘 협조하는 모습을 볼 때, 이 방식이 충분히 의미 있다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
펫팅 서비스는 플랫폼에 가입한 보호자가 자신의 주소를 등록하면, 일정이 확정된 지역에 검진 차량이 방문할 때 알림을 통해 예약을 받고 집 앞으로 방문해 검진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검진항목은 기본 신체검사는 물론 혈액 및 소변 검사, 영상검사까지 가능하다. 혈액과 소변 검체는 전문 분석기관에 의뢰해 정확하게 분석되며, 이후 수의사의 소견이 포함된 결과지를 보호자에게 제공한다.
서비스 개시 이후, 이미 보호자들 사이에서 펫팅은 질병예방 기회를 제공하는 유용한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한 반려묘는 펫팅 고양이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통해 심잡음과 바이오마커 이상이 확인되어, 약물 처방 이전 단계에서 심장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질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었다.
또한 다묘를 키우는 한 보호자는 “고양이 건강검진을 위해 한 마리씩 데려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펫팅 덕분에 한 번에 편하게 검진을 받을 수 있었다”며 “정말 필요한 서비스라고 느꼈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펫팅을 동물병원의 대체제가 아닌 상생 파트너로 설명한다. 병원에 가기 어려운 보호자와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0차 진료’의 역할을 수행하고, 필요할 경우 병원 진료로 자연스럽게 연계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는 병원의 진료 사각지대를 해소함과 동시에 병원 운영에도 도움이 되는, 상호 보완적인 서비스 모델이라는 설명이다.
고양이는 아픔을 잘 숨기는 특성 탓에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특히 중요하지만, 병원에 데려가기 가장 어려운 동물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펫팅은 정기검진의 문턱을 낮추고, 반려동물이 겪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며, 건강을 조기에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고양시를 넘어 서울과 수도권 전역으로 서비스 지역을 넓혀 더 많은 반려동물과 보호자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펠즈는 2024년 5월 설립된 반려동물 헬스케어 스타트업으로, 서울대 예비창업패키지와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선정되었으며, 글로벌 벤처캐피탈 앤틀러코리아(Antler Korea)로부터 2억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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