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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빛 미래가 온다, 원가를 지배하라! [김태엽의 PEF썰전]

입력 2025-05-21 14:37  

이 기사는 05월 21일 14:3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요즘 남녀노소 불문하고 거국적인 의견일치를 이룬게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암울할 꺼 같은 내 지갑, 아무리 봐도 회색빛인 미래이겠다. 전통적인 경제학의 개념에서는 이해가 힘든 환율의 움직임에 더해, 정치가 지배하는 생산성은 예측 가능성을 내다버린지 오래다. 그렇다고 너무 우울해 하지는 마시라. 최근 GDP 성장률을 보면 일본이 우리만큼 나락으로 가고 있고, 독일이나 프랑스 같은 선진국들은 이미 안정적인 0.5% 대 GDP 성장률을 기록하고 계시다.

자, 그렇다면 불확실과 초저성장 (아니 무성장인가?), 노화 경제를 맞이하는 우리가 지금 챙겨야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확실한 이익. 그럼 이런 이익은 도대체 어떻게 나오는가?

불황의 경제 선배들이 알려주는 확실한 미래 중 하나는 양극화이다. 이말인 즉슨, 최소 내수에서는, 가격을 왕창 올리던, 아에 박리다매로 가던지 밖에 답이 없다는 말이다. 그럼 에르메스가 될 수 없는 대다수의 사업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간단하다, 원가 절감. 아니 원가에 대한 지배력. 자, 그럼 사모펀드들은 어떻게 원가를 지배할까? 꼼수를 나눠보자.

원가율 개선을 위한 잔소리 (Do's)

1) "사람 = 고비용"의 시대다 (이미)
여러분이 사랑하는 아이폰, 즐겨타는 벤츠, 맨날 보는 틱톡 ? 공통점이 무엇인가? 그렇다 바로 메이드-인-차이나. 그럼 두번쨰 질문 들어간다 ? 여러분은 미국에서 만든 아이폰을 중국에서 만든거 보다 40만원 더 비싸게 살 의향이 있는가?

제조업만 3대째하는 K모 그룹의 3세가 고민스런 눈으로 얼마전 필자에게 이야기 했다.
“형님, 같은 동남아 사람이 만든 똑같은 제품을, 중국이 아니고 한국에서 만들었다고 고객들이 진짜 두배 더 돈을 낼까요?”

여러분은 어떠신가?

베트남에서 동일한 일을 하던 양반이 우리나라 국경만 넘으면 딱 4배를 번다. 살기 좋은 우리나라는, 편의점 알바를 하던, 반도체 공장에서 일을 하던, 청담동에서 서빙을 보던 딱 다 같이 준다. 결국 장기적으로 이런 구조는 치열한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 같은 사람들이라고 같은 일을 시켜서는 절대 메이드-인-코리아의 프리미엄을 받을 수 없다는 소리이다.

그리하야, 이제 우리나라는, 아니 최소한 필자가 투자하는 회사에서는, 그 산업을 막론하고 사람을 줄이는 것이 생산성 개선의 핵심이 되었다. 지난 10년간 두 배 가까이 오른 최저임금도 한몫 했지만, 우리의 귀여운 자동화 로봇은 야근도 마다않고 파업도 안하며 고장나도 대표이사가 감방에 가지 않는다. 제조업이건 서비스업이건 자동화는 유지가능(sustainable)한 비용개선의 첫 번째 단추여야만 한다. 단언컨대 예외는 없다!

필자가 한 때 장기간 물려있었던 M사의 경우에도 이러한 마법이 적용했다. 2017년 부터 최저임금이 딱 3년만에 38% 오르는 걸 보고 당초 느긋하게 계획했던 접객로봇을 계획 대비 2년 일찍, 태블릿으로 하는 결제 체계는 계획 대비 1년 일찍 도입했다. 로봇 한 대 들이는데 연간 2000만원 이상 든다고 징징 거렸는데, 웬걸 한사람 몫을 거뜬히 했다. 보험료, 퇴직금, 주말 수당은 당연히 없다.

게다가 덤으로 고객 응대의 효율도 더 늘었다. 사람도 줄이고 이익도 올라가고 마케팅 효율도 올라가는 트리플 크라운이 달성된 것이다. 힘든 일을 싫어하는 MZ도, 직원들을 못살게 구는 블랙컨슈머도, 와인 한 잔 같이 곁들여 보라는 이른바 강매의 부끄러움도 모두 기계의 몫인 것이다. 힘든 일, 폼 안나는 일, 부끄러운 일을 해주니 직원들의 만족도가 더 올라갔다. 무겁고 힘든 일은 강아지 마냥 졸졸 따라다니는 로봇이 해주고, 이렇게 비워낸 헤드카운트 (일자리)에 컨텐츠와 신제품을 개발하는 머리를 더 고용할 수 있었다. 비단 B2C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중국산 로봇과 자동화 설비가 저가를 무기로 우리나라를 폭격하는 지금이야 말로 우리에게는 가장 큰 기회이다. 헐 값에 자동화를 할 절호의 찬스로 봐야한다!

2) 장기 원화 절하가 부르는 수출의 마법
한국의 구조적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는 지난 수년간 미국보다 낮은 금리는 환율의 지속적인 약화를 불러 일으켰다. 만약 1달러=1200원이 요단강을 건넜다면 "국내 생산원가 + 해외수출 매출"로 구조를 다시 짜서 한국 원화 환산 원가율을 개선하는 (즉, 달러 덕분에 판매가격을 올리는) 방법이 판가 개선의 가장 기본적인 공식이어야 한다.

국가간 결제와 디지털 마케팅, 그리고 수출입 물류 시스템의 선진화, 그리고 장르를 망불하고 부르는 한류 덕분에 K-상품의 수출은 건국 이래 가장 쉬워졌다. 바야흐로 수출이야 말로 실질 판가 인상을 통한 매출총이익 개선의 지름길인 것이다! 물론 생산량 증가에 따른 규모의 경제는 덤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엔, 달러당 1500원은 극단적일 수 있지만, 달러당 1100원은 더 망상적이다. 이제 통일을 제외한 자생적 인구 증가 (= 내수 증가)는, 최소한 다음 한두세대 내에서는 불가능하다. 그렇게 때문에 매출 성장이 아니라 규모의 유지를 통한 원가 관리를 위해 (1) 경쟁사를 잡아먹어서 과점적 사업자가 되던지 (2) 아직 덜 들어간 해외 시장으로 가는 것이 불가피하다. 특히 유럽과 동아시아 대부분의 국가에서 인구성장 정체와 내수 부진을 경험하는 요즘, 기존에 자리잡은 시장에서의 자생적 성장보다는 신규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한 고정비 절감이 생존에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 하겠다.

3) "극단적 외주화 = 생산성 최적화"의 공식
Capex를 때려박는 시대는 저문지 오래다. 단순히 땅값, 설비값이 오르기 떄문이 아니다 ? 아니, 오히려 내렸다! 우리나라에서 상상 가능한 모든 생산설비와 소프트웨어가 국내 판가의 딱 70% 수준에서 중국, 인도에 있다고 보면 된다. 그걸 못찾는다면 그건 당신이 게으르거나 멍청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심각한 문제는 capex가 아니라 다른 곳에 있다. 인허가 장벽은 갈수록 더 높아지고, 규제는 더욱 빡빡해지고 있으며, 주민동의와 눈에는 보이는데 글로는 안 씌여있는 동네 주민 협력법은 그 어느 때 보다도 그 기준이 높다. 연예인 걱정, 재벌 걱정은 시간낭비이지만, 경기도 어느 곳에 골프장을 짓고 있는 D그룹 오너 형님의 푸념어린 목소리가 잊혀지질 않는다.

“김대표, 죽갔어. 청년회에서 또 플랜카드를 걸었네. ‘DD골프장 각성하라’… 아니 기부금도 냈고, 장학금도 냈고, 발전기금도 냈는데 또 밑도 끝도 없이 각성하라네”

그 뿐인가? 통상임금의 정의가 지속적으로 넓어짐에 따른 실질임금의 증가, 고용 유연성의 부족은 3-4교대를 더 이상 불가능한 옵션으로 만들었다. 그렇다, 해 떠있는 동안 최대한의 효율을 내고 집에 가야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여기에서도 살 길이 있으니, 다름 아닌 “극단적 자동화”와 더불어 더 극단적인 “외주화”이다. 즉, 기계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내가 하고, 사람이 할 수 밖에 없는 건 최대한 밖으로 빼라는 소리다. 이런 부문 중에 대표적인게 포장과 물류 그리고 CS(Customer Service, a.k.a. 콜센터), 그 중에서도 특히 자동화하기 힘든 검수/포장/배송/재활용/폐기물 처리는 반드시 외주화 한다. 이런 놈들은 자동화 해도 완벽할 수가 없고, 감가상각이 상대적으로 큰 자산 (예를 들면 자동차)은 가지고 있어봐야 어차피 차별화 하기 힘들다. 이럴 바에야 통으로 좀 큰 외주사에 맡기던지, 아니면 아에 지역별로, 제품 라인별로, 서비스 단계별로 잘잘잘잘 쪼개서 나눠주는게 속 편하다.

그럼, 본사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뭘하나? 거기도 자동화 할 것들이 있다. 다름 아닌 소프트웨어/인공지능을 활용한 “생산성 보틀넥”의 제거이다. 비교적 최근 인수하게 된 외국계 기업의 자회사 C의 경우에도, 각 생산 라인별, 공정별, 동선별로 철저히 외주화를 10년 넘게 질리게 이루었다. 그 결과 본사 사무실에 앉아 있는 30명 남짓한 직원들이 대부분 R&D에 집중하게 되었고, 회사의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공장 보다는 기술개발 센터 같은 곳으로 바뀌어 있었다. 외국계 기업 특유의 여유로움과 자부심은 덤이다.

혼자 할 자신이 없다고? 걱정마라. 작전을 세우고 원가 절감을 해주는 일 자체도 “외주화”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본인의 HP와 MP를 갈아 넣어 일을 하는 (불쌍한) 1.5세대 컨설턴트들을 만날 수 있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라. 생산 공정 단위별 극단적인 최대 생산 capa를 찾아내고, 라인 내 재고를 일단위로 줄이며, 10-15년 내로 당신의 국내 사업은 모두 R&D 센터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으라.

이런 효율화, 외주화가 생산 기반의 전통기업 회사에만 해당하는 건 전혀 아니다. 당장 어제 만난 A시만 하더라도 알고리즘 기반 애드테크 (Ad Tech)를 주 사업으로 하는, 태어난지 딸랑 1년 된 스타트업이었다. 한 10개월 만에 봤는데, 놀랍게도 작년 이맘 때 이야기 했던 거 보다 직원 수가 별로 안 늘어 있었다. 그 비법은 바로 ChatGPT.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회사에 쌓인 데이터를 직접 스스로 읽어내어 학습하게 하고, CTO와 몇 명 안되는 팀원들은 그 데이터의 분석을 자연어 기반으로 문의하여 맡겼다는 점. 데이터 분석이라는 시간과 노가다는 인공지능에게 맡기고, 그 결과에서 인사이트를 얻어내는 것에 집중한다는, 문과 30년차인 필자는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 깊은 외주화의 파도가 스타트업 핵심 조직에까지 바짝 다가왔음을 느꼈다!

자 그럼 차포 다 때주고 핵심에 집중하는 원가 개선을 할 때, 절대 하면 안되는 것은 무엇일까?

이익 개선을 위해 빠지면 안되는 함정들 (Don'ts)

1) 환율로 절대 돈 벌 생각을 말아라

일단 환차익은 영업외 이익이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는 기업의 근원적 경쟁력이랑은 일절 상관없다는 걸 명심하라. 환율 짤짤이는 개인들이 비과세로 용돈벌이 하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어야 한다. 내 20년 커리어를 걸고, 환율로 푼돈 재미보다가 패가망신 할 위기에 닿지 않는 사업을 본적이 없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환을 열어두는 것도 절대 안된다. 그럼 어쩌란 말이냐?

일단 제일 좋은 방법은 natural hedging이다. 전체 매출 중에 외화 매출처를 악을 쓰고 확보해서 수입원가 수준만 만들어 둔다면, 두둥! 여러분은 헤징 생각을 전혀 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환 매출이 원화 매출을 넘거나, 아니면 운이 없게 너무 다양한 통화로 매출이 생긴다면 50:50 룰 정도를 권하겠다. 아니, 50~70% 정도, 많으면 80% 정도를 헤징하되, 헤징 비용이 연 2%를 넘으면 큰 재미를 못본다. 이 이상의 장난은 절대 금지다. 절대 금지!!!!!!!! 필자의 지난 커리어 동안 눈물 속에 사라져간, 지금은 상장사가 된 J사, 20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던 D사가 영업이익의 5배를 환차손으로 토해냈던 거나, 한국을 주름 잡을뻔 했다가 역사의 뒤안길에도 못들어가고 사라진 K사 등등 수많은 사례들이 넘쳐난다 여러분!!!

2) 중국 (aka 저비용 생산국가)과 쓸때없이 경쟁 마라
여러분이 사랑하는 우주 최강 제조업 애플사도 생산비를 아낀답시고 이제 중국에서 공장을 빼서 인도로 옮기고 있다. 그렇다! 중국도 이제 잘사는, 그리고 인건비가 마냥 싸지많은 않은 나라가 된 것이다!!

하물며 당신의 알량한 제조업, 기초 서비스업의 원가가 중국 경쟁사들보다도 후지다면, 아에 이런 가격 경쟁을 할 생각을 말라 - 최소한 휴머노이드가 아이폰 만큼 구매하기 편해지기 전까지는. 하물며 국내에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의 주요 부품들도 이미 중국이 세계 최강급으로 만들고 있다. 이제 중국은 저렴한 부품, 모듈, 생산설비, 외주생산의 파트너여야 한다. 시장으로서의 매력은 끝물이다, 불행하게도.

3) 금융 서비스를 우습게 보지마라
알량한 제조업 마진 7%를 지키겠다고 아둥바둥 하느니, 차라리 당신의 제품/상품에 금융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는지 반드시 고려하라. 자동차만 해도 생산을 통한 이익보다 리스/렌탈/할부를 통한 이익이 월등히 앞선다.

반대로, 알량한 5%짜리 성장율을 만들겠다고 운전자본 조달에 중/고금리를 쓴다면 당장 고쳐라. ROE를 초과하는 운전자본 조달은 중기적으로도 절대 유지할 수 없다. 매출채권을 팔아먹던, JV를 만들던, 영구채를 찍던, 정 안되면 소수지분을 팔아서라도 유지가능한 조달금리, 그리고 부채구조를 유지하라. 살아야 돈을 번다. 죽으면 말짱 꽝이다.

마지막으로 간과하기 쉬운 것은, 금융서비스를 붙이는 것, 혹은 금융관련 추가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고객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와 이른바 stickiness를 높이는 방법이 된다는 점이다. 보통 한방에 받을 것을 쪼개서 받는 렌탈/리스 사업을 제일 들어가기 쉬운 것으로 보는데, 렌탈은 어설프게 들어갔다가 초기에 제품을 시장에 깔아 놓는 비용을 대다가 훅 가는 수가 있다. 오히려 매출이 잘 나오는 제품 위주로 렌탈/리스 제품을 초기에는 5~10%씩 점진적으로 늘려가면서 어떤 고객이 제품을 어떻게 교체하는지 데이터를 쌓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이런 렌탈/리스와 관련한 금융비용 조달은 본인 혼자 갈아넣지 말고, 중대형 금융그룹이나 캐피탈 회사와 협업하여 다시 한번 ‘비핵심 부문은 외주화’하고, 고객 retention과 약간의 수수료 수익을 추가로 얻어서 궁극적으로는 자본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 즉 ROE를 높이는 것에 집중하라.

우리나라는 지금 중요한 변곡점에 와 있다. 일본처럼 거버넌스를 바꾸는 것만으로 쉽게 기업가치가 올라갈 만큼 산업 내 경쟁이 만만하지 않고, 동아시아 그 어느 나라보다도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만큼, 시장의, 특히 거시 경제의 변동성도 크다. 지금 당장 다가온 회색빛 미래의 한줄기 생명줄이 될 소중한 이익을 먼저 챙기자. 나에게 덜 필요한 것, 남이 더 잘할 수 있는 것은 외주화 하자. 핵심에 집중하고 살아남자. 그게 바로 업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승자가 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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