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사장·사진)는 지난해 7월 3대 중점 추진 사업 중 하나로 기업 간 거래(B2B) 사업 강화를 언급했다.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 성장이 한계에 달한 만큼 B2B에서 회사의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자는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HVAC(냉난방공조),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최근엔 생활가전 사업에서도 B2B 영역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북미 1위 세탁솔루션 기업인 CSC서비스웍스(CSC)와 상업용 세탁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CSC는 북미 전역에서 약 150만 대의 상업용 세탁기·건조기를 운영하고 있다. 주로 아파트와 단지형 주택 등 대규모 주거 시설, 대학 기숙사, 호텔에 설치된 공용 세탁실과 코인 세탁소 등을 대상으로 한다. 이제 생활가전도 베스트바이 등 매장보다 사업자에게 대규모로 직접 파는 길을 개척한 것이다.
LG전자의 이런 전략은 B2B 시장의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소비자용 세탁기는 수요가 정체된 데다 중국 가전회사 등장으로 경쟁 환경도 악화하고 있다. 여기에 1인 및 맞벌이 가구 증가로 공용 시설에서 대용량 세탁·건조기를 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건축업자가 대량으로 구매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14억3000만달러(약 2조440억원)이던 미국 상업용 세탁기 시장 규모는 2029년 18억3000만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LG전자는 HVAC 사업에서도 해외 곳곳에 사업 거점을 늘리고 있다. 최근엔 프랑스 파리에 이어 남동부 대도시 리옹에 해외 영업소 HVAC 아카데미를 신설했다. 유럽, 북미 등 지역별로 냉난방공조 특성이 전부 달라 영업소가 영업을 확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업소는 2023년 58곳에서 올해 70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LG전자는 세계 52개 지역에서 운영 중인 비즈니스이노베이션센터(BIC)에선 사무실, 학교, 병원 등 다양한 공간에 특화한 상업용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고객이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 마케팅을 강화했다.
LG전자는 B2B 사업에 연구개발(R&D) 등 투자를 늘려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B2B 사업 매출을 전체의 45%가 넘는 40조원 이상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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