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후보는 10대 공약에서 연금개혁과 관련해 크게 세 가지 약속을 했다. 연금개혁 지속 추진,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 국민연금 군복무 크레디트 확대 등이다. 연금개혁을 계속하겠다고 했지만 구조개혁은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21대, 22대 국회에서 이뤄진 연금개혁 논의 과정에서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한 적이 없다. 구조개혁은 노후 소득 보장을 약화시킨다는 노동계의 반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기류가 이재명 후보의 공약에도 그대로 이어진 셈이다. 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구조개혁은 인기가 없고 표가 안 되는 사안”이라며 “이재명 후보 공약은 기성세대의 소득대체율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포퓰리즘으로 읽힐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후보는 대신 ‘인기 공약’인 군복무 크레디트 확대를 내놨다. 군복무 크레디트는 일정 기간 이상 병역의무를 이행하면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해당 기간만큼을 연금 가입 기간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3월 모수개혁안 통과 당시 크레디트 기간을 6개월에서 12개월로 늘리기로 했다. 이를 군복무 전체 기간으로 확대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군복무 크레디트는 100% 국고로 지원되기 때문에 나랏빚이 늘어날 수 있다.
‘사각지대 해소’도 마찬가지다. 출산 크레디트 적용 확대 등을 의미하는데 국고와 연금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력 단절 등의 이유로 가입 기간이 짧은 여성이나 특수고용직은 소득 보장이 안 됐기 때문에 공감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구체적인 공약은 ‘자동조정장치 도입 검토’다. 자동조정장치는 인구 및 경제성장률 변화에 따라 연금수급액을 조정하는 제도다. 민주당은 결국 소득대체율을 깎겠다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급격한 고령화와 저성장 고착화로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지 않으면 청년 및 미래세대가 감당하지 못할 부담을 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박명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자동조정장치는 세대 간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철희 교수는 “노후소득 보장 그리고 연금재정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재원 문제는 숙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분리된 구연금에 약속된 연금을 지급하려면 609조원의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박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신구연금 분리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보험료율이 13%가 되는 2033년에 분리하고, 구연금에서는 연금을 수급하는 세대 위주로 자동조정장치를 운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실현 가능성에 대해 그는 “개혁은 의지에 달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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