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일본 채권시장에서 20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한때 연 2.575%까지 오르며 2000년 10월 이후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 일본 재무성이 실시한 20년 만기 국채 입찰 쇼크로 국채 매도세가 이어졌다. 이 입찰에서 국채 수요를 보여주는 평균 낙찰가와 최저 낙찰가 차이가 1987년 이후 38년 만에 최대치인 1.14엔까지 벌어졌다. 사노 가즈히코 도카이도쿄증권 수석채권전략가는 “충격적”이라며 “투자자 수요가 모이지 않는 모습이 뚜렷해졌다”고 말했다.입찰 결과가 알려지자 이날 한때 일본의 30년 만기 국채는 연 3.185%, 40년 만기 국채는 연 3.635%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상 초장기채는 재정 리스크를 더 민감하게 반영한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연 1.53%를 나타내며 약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국채 금리가 급등한 배경엔 재정 팽창 우려가 깔려 있다. 일본 여야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앞다퉈 소비세 인하론을 꺼내고 있다. 소비세 인하로 줄어드는 세수를 메울 마땅한 세입이 없어 결국 국채 발행을 늘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비율은 236.7%로 선진국 최고 수준이자 미국(120.8%)의 두 배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적자 국채를 더 찍자고 하니 채권시장이 쇼크에 빠진 것이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지난 19일 “금리가 있는 세계의 무서움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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