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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촬영지 돼지쌀슈퍼, 관광명소로 키운다더니 폐업

입력 2025-05-22 17:55   수정 2025-05-23 00:25

지난 21일 오후 4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촬영지로 알려진 서울 아현동 ‘돼지쌀슈퍼’ 앞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발길을 멈췄다. 미국 텍사스에서 온 앨런 영(32)과 제이컵(31)은 서울시가 안내한 ‘기생충 투어’ 정보를 보고 이곳을 찾았지만 가게 내부는 철거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들은 “세트장처럼 꾸며놓은 줄 알았는데, 영문 표지판도 설명도 없고 철거 공사까지 하고 있어 너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의 촬영지 돼지쌀슈퍼가 최근 문을 닫았다. 2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와 마포구는 돼지쌀슈퍼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5년 만에 가게가 문을 닫으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예산, 인프라, 지역 상생 방안이 뒷받침되지 않아 초기 구상은 공염불에 그쳤다.

영화에서 ‘우리슈퍼’로 등장한 돼지쌀슈퍼는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친구 민혁(박서준 분)에게 과외 자리를 제안받는 상징적인 장소다. 기우가 친구와 소주를 마시고, 여동생 기정(박소담 분)이 복숭아를 훔치는 장면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오색 파라솔 아래 펼쳐진 이 장면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가게를 운영하던 이정식 씨(79)는 수익성 저하 등 경제적 이유와 건강상 문제로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가게 앞에서 사진을 찍는 외국인은 많았지만 물건을 사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돼지쌀슈퍼 자리엔 배달 음식점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시와 마포구는 폐업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생충’ 촬영지인 돼지쌀슈퍼 폐업 소식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외국인 관광객이 헛걸음하지 않도록 관련 안내 자료를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영화 촬영지를 장기 관광 자원으로 성공시킨 사례가 적지 않다. 뉴질랜드는 ‘반지의 제왕’ 촬영지인 마타마타에 호빗 마을을 조성해 연간 수십만 명이 찾는 명소로 만들었다. 영국은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한 킹스크로스역 승강장을 관광 콘텐츠로 개발해 팬들의 필수 방문지로 자리 잡게 했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과 교수는 “한류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려면 우리만의 독창적인 스토리를 브랜딩하고 인프라, 콘텐츠, 마케팅, 유지관리를 아우르는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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