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분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관광수지 적자는 33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객 증가에도 관광수입 증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광수입은 37억8000만 달러에 머물며 2019년(49억6000만달러) 대비 23.8% 감소했다. 특히 1인당 평균 소비액은 976달러로 2019년(1290달러) 대비 24.4% 줄었다. 방문자 수가 늘었지만 소비는 오히려 감소한 셈이다.
방한 관광객 수 증가에도 관광수입 회복이 더딘 이유 가운데 크루즈 관광객 증가에 따른 소비 특성 차이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1분이 방한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7.4%는 크루즈를 통해 입국했다. 2019년 0.7%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그러나 크루즈 관광객은 체류시간이 짧고 숙박, 식음료, 쇼 등의 소비가 제한적이어서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미미하다.
또한 외국인 대상 면세점 매출은 2019년 40억9000달러에서 올해 15억9000달러로 급감했다. 중국 관광객의 소비 위축과 소비 패턴이 달라지면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아시아권이 전체 외래 관광객의 81%(약 314만명)를 차지했다. 회복률은 2019년 대비 98.1%에 그쳐 완전한 회복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중국 관광객은 133만4000명으로 2019년(160만명) 대비 84%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장거리 시장은 두드러진 회복세를 보였다. 미국(+37.6%), 유럽(+2.5%), 아프리카(+13.4%), 오세아니아(+44.7%)는 2019년 수준을 넘어섰다.
대만은 39.5만 명으로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하며 미국을 제치고 3위 국가로 부상했다. 특히 대만 방문객의 38% 이상이 김해, 제주, 대구 등 지역공항을 통해 입국해 국적항공사와 외항사의 균형 있는 노선 운영이 수요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시아권 인바운드 관광 수요 증대 지연에 대해 서대철 야놀자리서치 선임연구원은 항공 공급의 병목 현상을 지목하며 "지역공항의 외항사 직항편 부족이 아시아 주요국의 수요 회복을 저해하고 있다"며 "일본 인바운드 관광의 경우 지역공항에 일본계 항공사 직항 정기편이 없어 한국 항공사에만 의존하는 상황이 수도권 중심 회복으로 고착화되고 있어, 전체적인 인바운드 수요 회복을 리드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2025년 1분기 관광수지 적자는 33억달러를 기록했다. 2019년(-22.3억달러) 대비 적자 폭이 50% 이상 확대됐다. 이는 인바운드 관광 회복에도 불구하고 아웃바운드 소비 증가로 관광산업 수익 구조가 약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홍석원 야놀자리서치 수석연구원은 "양적 회복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관광산업을 담보할 수 없으며, 체류 기간과 소비력을 높이는 질적 전환이 요구된다"며 "지역공항 기반 항공 인프라의 다변화를 통해 지역관광의 접근성을 강화하고, 고부가가치 관광 상품 개발을 통한 고품질 관광이 관광수지 개선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