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장(길이)이 5m를 웃도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다둥이 가족 패밀리카부터 최고경영자(CEO) 등 기업 의전용 차까지 쓰임새가 넓어지면서다. 럭셔리 대형 SUV 시장엔 BMW X7과 메르세데스벤츠 GLS 등 독일 ‘2강’에 한·미 대통령 의전차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는 물론 일본의 상징인 렉서스 LX 700h까지 뛰어들었다. 폭스바겐도 아틀라스를 출시하며 도전장을 냈다.

럭셔리 대형 SUV에서 중요한 것은 운전자가 중심이 되는 오너드리븐(owner-driven)이면서도 운전기사가 모는 의전 목적의 쇼퍼드리븐(chauffeur-driven) 차로 운영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BMW X7과 메르세데스벤츠 GLS는 플래그십 SUV로 손색이 없다. 운전석에서 스티어링 휠(핸들)을 잡을 때와 뒷좌석에서 드라이빙을 즐기는 것 모두 만족스럽다.
BMW X7은 작년에만 4332대가 팔린 플래그십 SUV 1위 차종이다. 올 들어서도 4월까지 1667대가 판매됐다. 전면에 자리 잡은 새로운 분리형 헤드라이트는 BMW의 상징인 키드니 그릴과 조화를 이뤄 웅장함을 강조했다. 실내는 12.3형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와 14.9형 컨트롤 디스플레이로 구성된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배치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주행 성능도 탄탄하다. 최신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이 처음 적용되는 X7 xDrive40i는 이전보다 41마력 향상된 381마력의 최고출력과 55㎏·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8초 만에 도달한다. 고성능 M 퍼포먼스 모델 X7 M60i xDrive는 최고출력 530마력, 최대토크 76.5㎏·m를 발휘하는 신형 4.4L M 트윈파워 터보 V8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다.
세 꼭지 별 엠블럼의 벤츠 GLS는 웅장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날렵한 리어램프를 단 후면부가 조화를 이룬다. 최상위 트림인 GLS 580 4MATIC은 고성능 브랜드인 AMG 전용 프런트, 리어 에이프런과 AMG 사이드 에이프런, AMG 전용 배기구 등이 포함돼 한층 고급스럽다. 8기통 가솔린 엔진(3922㏄)은 최고 출력 557마력, 최대 토크 78.5㎏·m의 힘을 낸다. 뒷좌석도 SUV의 S클래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편의사양이 좋은 편이다. 2개의 11.6형 고화질 터치스크린과 7형 탈착식 MBUX 태블릿을 통해 뒷좌석에서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즐길 수 있다. 뒷좌석 헤드레스트도 VIP 의전용으로 적합한 편이다.

렉서스는 지난 3월 디 올 뉴 LX 700h를 선보이며 플래그십 SUV 시장에 뛰어들었다. ‘어떤 길에서도 편안하고 고급스럽게’라는 콘셉트로 개발된 LX 700h는 신뢰성과 내구성,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갖췄다. 하이브리드의 원조답게 새 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3.5L V6 트윈 터보 엔진과 10단 자동 변속기 사이에 클러치가 포함된 모터 제너레이터(MG)를 배치해 엔진과 모터의 강력한 출력과 토크를 전달한다.
LX 700h는 4인승 VIP, 5인승 오버트레일, 7인승 럭셔리 등 세 가지 구성으로 출시돼 이용 특성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VIP 트림은 안락한 실내 공간과 고급 편의사양을 갖췄고, 오버트레일은 오프로드 성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럭셔리 트림은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한 7인승 구성으로 넓은 공간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고객에게 적합하다.

캐딜락의 풀사이즈 SUV 에스컬레이드는 지난달 4년 만에 풀체인지급 부분변경 모델로 출시되자마자 초도물량이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을 중심으로 마니아층이 두텁다. 롱휠베이스형인 에스컬레이드 ESV 스포츠 플래티넘 모델은 전장이 5790㎜로 국내에서 판매 중인 SUV 가운데 가장 길다. 24인치 대형 휠과 새롭게 디자인된 약 1m 길이의 LED 테일램프도 웅장한 외관을 자랑한다. 최고출력 426마력에 최대토크 63.6㎏·m를 갖춘 6.2L V8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적용돼 3t 가까운 무게에도 가속성이 뛰어나다.
폭스바겐 역시 첫 대형 SUV 아틀라스를 국내에 출시한다. MQB 플랫폼을 기반으로 폭스바겐 모델 중 가장 큰 사이즈인 아틀라스는 차량 길이가 5m가 넘는 데다 3열 시트를 기반으로 뛰어난 공간 활용성을 갖추고 있다. 2.0 4기통 TSI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273마력, 최대토크 37.7㎏·m의 힘을 낸다. 외관 디자인은 볼드하고 스포티한 감성을 강조했고 최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IQ.드라이브’ 등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안전·편의사양이 적용된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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