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주가가 실적 부진으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임원들이 책임 경영에 대한 의지를 밝히는 동시에 주주 신뢰 회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 임원 8명은 지난 14일부터 최근까지 카카오 주식 1억7940만원어치를 장내서 매입했다. 가장 많이 매입한 임원은 이승현 성과리더다. 그는 지난 15~16일 카카오 1400주를 사들였다. 주당 취득단가는 3만7500원으로 총매수액은 5250만원에 달한다. 이번 거래 후 이승현 성과리더는 총 2800주를 보유하게 됐다.
김세웅 성과리더도 지난 14일 주당 3만7400원에 1000주를 매입했다. 매입 규모는 3740만원이다. 강지훈 성과리더도 2948만원어치를 장내서 사들였다. 신형일 성과리더도 1988만원 규모의 카카오 주식을 매입했다. 다른 임원 4명도 1000만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임원들의 이번 자사주 매입에 대해 "책임 경영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주식을 매수했다"고 설명했다. 정신아 대표도 지난해 주주서한을 통해 매년 2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입하겠다고 공언했다.

일각에서는 저점 매수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임원의 자사주 매수는 호재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상대적으로 회사 내부 사정에 밝은 임원들이 앞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봤다는 것이다. 주식을 사들인 뒤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 경영 성과를 낼 것이라는 주가 부양 의지로도 읽힌다.
지난 3월 4만5000원대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3만70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이날도 한때 3만695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1분기 실적이 부진해 주가도 힘을 못 쓰고 있다. 카카오의 1분기 영업이익은 1054억원으로 컨센서스(1057억원)에 부합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12.4% 줄었다. 매출액도 6.3% 감소한 1조8600억원으로 집계됐다. 모든 사업부 실적이 저조한 탓이다.
증권가에선 하반기부터 카카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오픈AI와 협력해 사용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 상반기까지 실적은 다소 부진하겠지만, 하반기부터 시작될 AI 기반의 모멘텀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반기와 2026년 이후 변화된 모습을 기대하며 매수 기회를 잡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에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는 4만9000원을 제시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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