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바 '커피 원가 120원', '호텔경제학' 논란 후 고공행진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보수권 후보들의 약진이 관측된다. 경제 회복을 위해 '유능한 일꾼' 이미지를 부각했던 이재명 후보는 이번 논란으로 경제에 특히 민감하면서도 그간 선거에서 스윙보터 역할을 학생·주부·자영업자들 지지율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보수권에서는 김문수·이준석 후보가 동반 상승세를 보이면서 단일화에 제동이 걸렸다. 이준석 후보는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저 이준석과 개혁신당은 끝까지 이준석, 그리고 개혁신당의 이름으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완주 의사를 강조했다.
20~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2명에게 물어 실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전주 대비 이재명 후보가 2.1%포인트 내린 48.1%, 김문수 후보가 3.0%포인트 오른 38.6%, 이준석 후보 0.7%포인트 오른 9.4%로 나타났다.
여전히 이재명 후보가 우위긴 하지만, 상승 기류는 멈추고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상승세가 확인된다. 리얼미터는 "이재명 후보는 '커피 원가 120원', '호텔경제론' 등 발언 논란과 첫 TV토론에서 김문수·이준석 후보의 집중 공세를 받으며, PK·TK·호남 지역과 60대, 자영업층에서 지지층 이탈이 두드러져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경제에 민감한 학생(-11.3%포인트), 가정주부(-9.2%포인트), 자영업(-6.9%포인트) 등 순으로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낙폭이 확인된다. 이에 전주까지만 해도 세부 직업별 지표에서 이재명 후보가 모두 4~5 대 3 비율로 앞섰는데, 이주에는 학생·가정주부 지표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김 후보에게 추월당했고 자영업자 지표도 오차범위 내 우위긴 하지만 접전 양상을 보였다.
민주당은 논란들이 확산하자 이날 "명칭이 '호텔 경제학'이든 '치킨 경제학'이든 '짜장면 경제학'이든, 핵심은 심각한 (경제) 상황 타개를 위한 적극적인 역할"(조승래 수석대변인)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김문수 후보는 지지율이 뒤쳐졌던 부산·울산·경남에서 양 조사에서 모두 이재명 후보를 앞서기 시작했다.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도 전주까지만 해도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도 보였으나, 이주 두 조사에서는 모두 15%포인트 이상으로 격차를 벌렸다.
그간 박스권에 갇혔던 이준석 후보는 다소 지지율이 더 낮게 잡혀왔던 NBS 조사에서도 첫 두자릿수를 보이며 지지율이 껑충 뛰었다. 20대 지지율은 20~30%까지 올랐다. 대부분 지역에서 지지율이 소폭 오르며 지역별 지지율은 10% 안팎을 기록 중이다.
그간 김문수 후보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국민의힘에서 연일 단일화 '러브콜'을 보냈으나 이준석 후보는 줄곧 거절해왔다. 전날 개혁신당 측에서는 친윤석열계 인사들이 당권까지 제안하며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제안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기생충이나 하는 짓"(배현진 의원)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전날까지만 해도 안철수 의원이 직접 이준석 후보를 만나는 등 단일화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졌으나 이날은 조용한 분위기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긴급회견을 열고 단일화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최근 모든 여론조사 지표는 '이준석으로의 전략적 선택'이 이재명 후보를 넘어설 수 있는 유일한 승리의 방정식이라는 사실을 증명해 보여주고 있다"며 "지금 바람이 불고 있다. 이제 전략적 선택의 시간이다. 곧 역전의 순간이 다가온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공학적 단일화 이야기 등 불필요한 말씀을 주시는 분들이 많아 모든 전화에 수신 차단을 설정한 것이니 양해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전화면접 조사 방식의 NBS 응답률은 26.7%, 무선 RDD를 이용한 ARS 방식인 리얼미터는 9.5%다. 두 조사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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