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나면 새로 사지 뭐"…무선이어폰도 '가성비' 中업체 맹추격 [영상]

입력 2025-05-23 11:17   수정 2025-05-23 11:26


애플 에어팟을 필두로 한 프리미엄 제품들이 이끌던 무선이어폰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에어팟을 삼성전자가 갤럭시버즈로 추격하는 등 수십만원대 제품이 시장을 주도했지만 성능이 상향평준화하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제품의 선호도가 올라가면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막강한 가성비 제품군을 갖춘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완전무선이어폰(TWS)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샤오미는 1분기 기준으론 2년 연속 삼성전자를 앞질렀고, 연가 기준으로도 삼성전자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올 1분기 샤오미가 TWS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으로 사상 최고 점유율인 11.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출하량은 이 기간 900만대를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자회사 하만을 포함해 560만대를 출하하면서 점유율 7.1%를 차지했다. 샤오미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는 상황. 2023년 1분기엔 삼성전자가 샤오미보다 점유율이 2.6%포인트 더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 샤오미가 삼성전자를 0.5%포인트 간발의 차이로 제쳤고, 올해는 격차를 4.4%포인트로 벌렸다.

한 정보기술(IT) 분야 전문 블로거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무선이어폰은 여전히 고가다. 애플·삼성·소니 제품은 기본 20만원 이상, 고급 기능을 탑재한 모델은 50만원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며 "반면 샤오미나 QCY 같은 중국 브랜드는 2만~3만원대로 일상 생활에 충분한 음질과 성능을 제공한다. 사용하다 망가지면 부담 없이 새로 구매하면 된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삼성전자도 TWS 시장이 성장하면서 해마다 출하량을 늘리고 있다. 올 1분기 출하량은 2년 전 같은 기간보다 60만대 더 증가했다. 다만 샤오미가 같은 기간 560만대를 늘리면서 증가폭이 커 삼성전자를 따돌린 것이다.

연간 출하량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줄곧 애플에 이어 2위를 달린다. 하지만 연간 출하량도 샤오미와의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2820만대를 출하했다. 전년보다 12.6% 증가한 것이다. 점유율은 8.5%. 샤오미는 같은 기간 출하량 2600만대를 기록하면서 점유율 7.9%를 기록했다. 불과 0.6%포인트 차이다. 삼성전자와 샤오미는 2023년만 해도 각각 2510만대, 1650만대를 출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간 점유율 격차는 2.9%포인트였다. 샤오미는 1년 사이 출하량을 57.7% 늘리면서 덩치를 키웠다.

애플은 줄곧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애플의 올 1분기 출하량은 1820만대로 점유율은 23.3%를 나타냈다.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출하량을 12% 늘렸다. 연간으로는 지난해 7650만대를 출하하면서 23.1%의 점유율을 보였다. 잭 리덤 카날리스 연구원은 "선도적 공급업체들은 글로벌 확장 전략을 통해 모멘텀을 계속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TWS 시장도 가성비 경쟁에 불이 붙는 분위기다. LG전자가 올 초 10만원대 무선이어폰을 선보였고 샤오미도 2만원대 신제품을 국내 출시했다. 가성비 무선이어폰 강자인 QCY도 있다. 삼성전자 역시 가격을 낮춘 제품을 연내 출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갤럭시버즈3 일반형은 이미 삼성닷컴에서 반값에 살 수 있을 정도로 가격을 낮췄다.

TWS 시장은 초기만 해도 소음을 차단하는 '노이즈캔슬링' 성능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최근에도 노이즈캔슬링 성능이 구매심리를 좌우하는 요인으로 꼽히지만 이젠 대다수 가성비 제품에도 이 기능이 들어가 있어 차별화 포인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카날리스는 "TWS 시장은 제품 다변화, 브랜드 가치 향상, 개인 맞춤형 경험이라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폼팩터 혁신과 시나리오 기반의 사용사례가 가장 큰 기회를 제공하지만 장기적 성공은 가격 경쟁을 넘어설 수 있는 공급업체 역량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시간 번역, 피트니스 트래킹, 인공지능(AI) 상호작용과 같은 새롭게 떠오르는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키려면 종합적 생태계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며 "선도적인 브랜드들은 혁신, 시나리오 기반 개발, 서비스 통합에 더욱 집중해 업무, 건강 관리, 엔터테인먼트 전반에서 사용자 참여를 향상시키는 '엔드 투 엔드' 가치를 구축해야만 앞서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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