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은 인수 금액 141억달러에 더해 140억달러의 추가 투자를 약속한 까닭에 당초 비용의 두 배인 40조원 가까이 투입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지나치게 ‘값비싼 딜’이지만 투자가 미래를 위한 것이고, 미국 시장의 성장성이 높다는 점에 비춰보면 결코 밑지는 거래가 아니다. 미국은 자동차용 강판 등 세계 최대 고급강(鋼) 시장이다. 선진국으로서는 이례적으로 2080년까지 인구 증가가 예고돼 건축용 등 범용 강재 시장 확대도 예상된다. 미국은 철강사가 고급강과 인구 증가라는 두 가지 장점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세계 유일한 시장이다. 더구나 경쟁사들이 품목별 관세 25%에 발이 묶여 있는 동안 US스틸에 고효율 최신 설비를 증설해 미국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물론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가 언급한 ‘계획적인 파트너십’이 어떤 의미인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일본제철은 US스틸을 100% 자회사로 만들겠다는 방침이지만, 트럼프는 그동안 지분 과반 인수는 안 된다며 투자만 하라고 종용해 왔다. 이런 불확실성이 걷히고 US스틸을 품으면 일본제철은 세계 3위 철강업체로 도약한다. 미국에 공동으로 제철소를 짓기로 한 현대제철과 포스코도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미·일 관세 협상의 조기 타결에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우리가 대선에 매몰한 사이에 세계 경제는 지각변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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