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가 주최한 ‘2025 정동야행’이 이틀간 13만3000여 명의 관람객을 끌어들이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구는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열린 이번 축제는 덕수궁과 정동 일대 35개 역사문화시설을 개방하고, 다양한 공연과 체험 부스를 운영해 시민과 관광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고 26일 밝혔다.
‘정동의 빛, 미래를 수놓다’를 주제로 열린 올해 정동야행은 중구 15개 동 주민이 작성한 소망 메시지를 전시한 ‘빛의 지도’, 그림 공모작 530여 점이 전시된 ‘정동을 그리다’, 을지로 조명산업을 활용한 포토존 등으로 정동 전체를 하나의 야경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 열린 개막식은 중구 홍보대사 다니엘 린데만의 밴드 연주와 선우정아의 무대로 시작을 알렸다. 김길성 중구청장과 지역 어린이가 함께 개막 선언에 나섰고, 콜린 크룩스 주한영국대사도 무대에 올라 축제를 축하했다.

정동의 고유한 역사성과 예술성이 어우러진 고품격 공연도 연이어 펼쳐졌다. 정동제일교회와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는 오르간 연주와 금관5중주 공연이 열렸고,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외벽에서는 미디어파사드 음악회 ‘정동연회’가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정동공원과 중명전 등에서도 거리공연과 전통예술 공연이 이어졌다.
올해는 사전신청제 특별 강연과 외국공관 투어도 큰 호응을 얻었다. 역사 강사 최태성, 건축가 황두진 소장, 캐나다 대사관과 영국 대사관이 주관한 프로그램은 조기 마감되는 등 높은 인기를 보였다.
이번 행사는 주민이 주체적으로 운영에 참여한 점이 특징이다. 총 260여 명의 주민 자원활동가 ‘야행지기’가 안내·체험 운영을 맡아, 축제 현장을 함께 이끌었다. 참여 주민은 “방문객이 아닌 운영 주체로 나선 경험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푸드트럭에서는 대한제국 수교국의 전통 음식이 제공됐고, 정동로터리 인근에서는 수공예품으로 구성된 ‘보물 장터’가 펼쳐져 흥겨운 분위기를 더했다. 자매도시인 무주·부안·여주·영동·인천 중구도 축제 현장을 함께 찾았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정동은 그 자체로 귀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앞으로도 정동야행이 국내 대표 문화유산 야간 축제로 자리매김하도록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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