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세대는 다음 달 8일 동문 축제인 '연세여 사랑한다'를 개최한다. '5060' 세대 등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삼은 행사다. 작년에 처음 행사를 열었을 당시, 예상보다 더 큰 호응을 얻으면서 연세대는 올해 2회차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 연세대 총동문회는 "작년 행사 참가자 중 1000여 명이 단체 티켓을 구매한 '5060'세대 동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예매 당시 온라인 홈페이지에 4만여 명이 몰리면서 대기행렬까지 생길 만큼 큰 호응을 받았다. 티켓 판매를 개시한 당일엔 몇 시간이 안 돼 전석이 매진되는 등 흥행을 거뒀다. 학교 측은 행사에 유명 아이돌 그룹을 섭외하는 대신 구시대 가수인 'god' 등을 섭외할 만큼 세대 반영을 했다.
전국 대학들이 봄 축제 기간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각종 행사를 준비하면서 학내 다양한 세대를 어울리게 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재학생 전유물로 인식되던 축제에 외부인까지 끌어들여 상권 활성화까지 노린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덕분에 졸업생 대상으로 '굿즈' 전시장까지 성황을 이루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4시께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 운동장. '대동제'의 마지막 날인 이곳에선 60대 남성 무리가 우르르 몰려 학내를 걷고 있었다. 한쪽에선 5살 손주와 함께 푸드트럭 앞에서 줄을 선 70대 노부부의 모습도 보였다. 시민 이모씨(65)는 "약 50년 전 외대에 다녔던 졸업생"이라며 "대학 생활의 꽃인 축제를 맞이해 오랜만에 모교에 놀러 왔다"고 말했다. 정문 앞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사장 이 모씨도 "축제 기간엔 전 세대가 학교를 방문한다"며 "덕분에 주변 상권도 활성화된다"고 말했다.

대학 축제 동안 학교를 찾는 중장년층이 갑자기 늘어나는 추세가 되면서 학교마다 몇 년 전부터 다양한 맞춤형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5월 3~4주 기준 50~60대의 '대학 축제' 검색량은 한 달 전 대비 약 6.25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여대는 2017년부터 매년 가을 동문 축제 '태릉골향연'을 열고 있다. 작년 행사에서는 페이스페인팅, 플리마켓, 종이비행기 교실 등 가족 단위 체험 행사가 진행됐다. 서울여대 총동문회 측은 "참가자 대부분이 80년대 학번"이라며 "손자·남편과 함께 오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성균관대는 작년 5월 대동제 기간 중 '야간 교정투어'를 기획해 졸업생과 함께하는 행사를 열었다. 서울시립대 관계자는 "중·장년층 졸업생 방문이 많고, 재학 당시 활동했던 동아리가 무대에 서면 이를 응원하러 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세대를 막론하고 대학에 모이는 현상을 두고 긍정적 사회현상이라고 본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현재 50대는 서구식 문화를 처음 수용한 ‘X세대’로, 문화 향유 방식이 다양하다"며 "세대 간에 축제 문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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