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인 이수지가 최근 쏟아지는 관심에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누구에게도 상처 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거듭 강조했다.
이수지는 26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요즘 스케줄이 조금 많아졌다"며 "쉴 때가 가장 힘든데, 일이 많아져서 감사하다"면서 특유의 코찡긋 미소를 보여줬다.
이수지는 현재 인기리에 공개 중인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SNL코리아' 시즌7에서 핵심 크루로 활약하며 유쾌한 에너지를 선보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내건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백두장군', '슈블리맘', '제이미맘' 등 다양한 부캐릭터로 주목받았다.
특히 '대치맘'을 패러디한 제이미맘은 영상 공개 이후 강남 학부모들의 교복이라 불리던 '몽클레어 패딩', '고야드 가방' 등 명품 패션이 중고 거래 플랫폼에 쏟아지는 줄초상 사태까지 빚기도 했다.
최근 공개된 영상에서도 헬렌카민스키 모자, 에르메스 오란 슬리퍼, 반클리프아펠 목걸이, 샤넬 백 등이 등장하면서 "이번에 사망할 브랜드"라는 반응까지 나왔다.
하지만 정작 해당 브랜드에서는 이수지에게 반가움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이수지는 몽클레어 본사 담당자와 만난 일화를 전하며 "저도 그분이 오는지 모르고, 그분도 제가 오는지 모르고, 서로 소개받았다"며 "회사 이름을 듣고 조심스러웠는데, '본사에서 좋아한다'고 해서 분위기가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몽클 패딩을 갖고 있는데, 영상을 위해 일부러 빌렸다"며 "공감대 있는 옷을 입어야 해서 빌려 입었다"면서 디테일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 다른 브랜드에서는 연락을 따로 받진 않았는데, 좋든 나쁘든 가슴이 '철컹' 할 거 같긴 하다"고 말했다.
이수지의 패러디 콘텐츠가 관심을 받으면서 일각에서는 몇몇 연예인들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실제로 자녀 교육을 위해 라이딩하는 모습을 공개했던 한가인, 일상 공개 브이로그 채널을 운영하는 이청아 등의 이름이 언급되기도 했다. 이런 논란에 이수지는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이수지는 "제가 캐릭터를 만들 땐 일상에서 공감되는 포인트들을 극대화하는 것에 포인트를 둔다"며 "거기에서 공감하는 것들이 있다면, 웃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만드는 건데, 불편한 분들도 있고, 오해도 있을 수 있어서 회차마다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있구나', '다듬어야' 고심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다음은 이수지와 일문일답.

▲ 요즘 가장 영향력 있는 희극인이다. 얼마 전엔 제61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방송 부문 여자 예능상을 받았다.
= 백상은 3년 연속 출석했다. 처음엔 다양한 연예인을 만나서 놀라웠고, 2번째는 김고은 배우를 실물로 봐서 놀라웠고, 3번째는 욕심이 좀 생겼다. 그런데 반반이었다. 받고 나니까 머릿속이 하얗게 되면서 수상 소감도 제대로 못 한 거 같은데, 행복했다.
▲ 데뷔 때부터 주목받았지만 요즘은 신드롬급이다.
= 요즘 스케줄이 조금 많아져서 감사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가장 힘든 게 그냥 쉬는 거다. 덕분에 요즘 행복한 하루를 보낸다.
▲ 새로운 캐릭터를 내놓을 때마다 주목받고 있다. 어떻게 구상해서 만들까.
= 일상에서 공감되는 포인트들을 극대화하는 게 제 개그 포인트다. 거기에서 공감하는 것들이 있다면, 웃으신다면, 한번 만들어보자 이건대 즐거워해 주시는 것에 감사하다. 다만 불편한 분들도 있고, 오해도 있을 수 있어서 회차마다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있구나, 다듬어야 하구나 하면서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 어떤 식으로 다듬고 있을까.
= 특정인을 떠올리거나, 누군가가 불편할 수 있는 부분들은 더욱 세심하게 다듬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
▲ 실제로 한가인, 이청아 등이 논란이 됐다. 그때 심경이 어땠을까.
= 특정인을 겨냥한 게 아니라 일반적인 모습에서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아쉽기도 했고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다시 한번 더 고민해야겠구나 싶더라. 하지만 그 고민을 우위에 두면 창작이 막히는 느낌이다. 다수가 웃을 수 있는 캐릭터를 세우고, 불편함이 느껴지는 것들을 소거해 가고 있다.
▲ 콘텐츠에 등장한 명품은 본인 소유인가?
= 빌렸다. 그래서 작았다. (웃음) 그 용도는 설명하고 빌리고 있다. 처음 빌려준 분은 '언니, 미리 말해주지'라고 했지만, 두번째도 빌려줬다. 최근에는 다른 분에게 빌렸는데, 제가 빌리니 이미 알고 있더라.
▲ 몽클레어 본사에서도 제이미맘 패러디를 '좋아했다'고 하더라.
= 저도 그분이 오는지 모르고, 그분도 제가 오는지 모르고 한 장소에서 만나게 됐다. 그분이 계시다고 소개해주셨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인사 드렸는데, '본사에서 좋아한다'고 해서 분위기 좋았다. 저도 몽클 패딩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 패딩을 입고 나오진 않았다.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니까. 제 옷은 남자꺼다.(웃음) 아직 다른 브랜드에선 연락받진 않았다. 그런데 연락이 오면 '철컹' 할거 같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 유튜브 채널은 어떻게 오픈하게 됐나.
= 'SNL'이 10주 단위로 끝난다. 그러고 쉬는 시간이 되면 심심하다. 제가 할 수 있는 코미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캐릭터를 만들고, 도전적으로 뭐를 만들어보자고 하는 게 계기가 됐다. 아이디어 회의나 이런 것들은 채널 작가가 함께하고 있다. 캐릭터의 출발점도 일상 속 공감이다. '이런 거 본 적 있는 거 같아'에서 출발하고, 캐릭터를 극대화해 웃음 포인트를 넣는다. 제 일상에서도 항상 오픈된 거 같다. 지금 인터뷰하면서 들리는 노트북 키보드 소리도 '괜찮겠다' 싶다.
▲ 활동하면서 의도와 무관하게 쉰 적이 있을까.
= '코미디 빅리그'가 끝나고 'SNL' 들어가기 전, 꽤 길게 쉬었다. 저에게 가장 힘든 시기였다. 그때 시간을 떠올리면 지금은 너무 감사하다. 힘들 때 마음을 다잡게 해준 건 '사랑'이었다. 남편이 퇴근하고 오면 제가 울고 있으니까. 계속 도전해보라고 해줬다. 'SNL'도 오디션을 보라고 해서 본 거다. 용기를 계속 줬다.
▲ 지금까지 보여준 캐릭터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건 뭘까.
= '개그콘서트'에서 '황해' 코너에서 했던 린쟈오밍이다. 원래 KBS 시험을 볼 때 한 캐릭터였다. KBS 앞에 있던 식당 이모님을 패러디했다. 그 캐릭터가 개그우먼 이수지로서 이름을 알려준 거 같아서 마음이 많이 간다.
▲ 그러면 패러디한 사람 중엔 누가 싱크로율이 높나.
= 싸이형님.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만 있어도 된다. 어쩜 이렇게 닮았나 싶다. 그런데 실제로 보니 많이 마르셨더라. 그래서 조금 살을 빼야 하나 싶다. 김고은 씨는 많이 노력해야 한다. 싸이 형님은 편안하게 가능하다.
▲ 어떻게 그렇게 잘 따라 할까.
= 패러디할 땐 분위기를 고려하고, 행동이나 이런 것들을 극대화해서 표현하려 한다. 'SNL' 같은 경우는 대본을 받으면, 표현할 인물이 있으면 귀에 이어폰을 꽂고 영상을 계속 보며 목소리 톤을 들으며 따라 한다. 그런데 전 이런 작업이 너무 재밌다. 그래서 'SNL'에 애착이 간다. 이런 미션들이 정말 재밌는 작업이다.
▲ 원래 잘 따라 하는가.
= 학창 시절부터 '누가 나와서 웃겨봐' 하면, 제가 담당 과목 선생님들 따라 했다. 그 후에 직업적으로 잘 풀렸다. 저의 첫 꿈은 아나운서였다. 그런데 카메라 테스트에서 떨어진 거다. 제가 진짜 잘 읽었다. 그런데 떨어지고, 이후 중학교 땐 연극반을 했는데 계속 감초 역할만 한 거다. 그러다가 코미디언이 된 거 같다. 무엇보다 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축제 때 강당에서 웃겨보라고 했는데, 그때 처음으로 개그를 짜서 했다. 그런데 그게 너무 재밌는 거다. 부모님은 반대하셨다. 조용히 학교 다니고, 회사 다니라고 했는데, 부모님 몰래 처음 코미디학과가 생긴 학교가 있었다. 그래서 입시요강을 신청해 받아봤는데 엄마가 우편함을 먼저 보시곤 혼냈다. 지금은 아주 뿌듯해하신다. 얼마 전에 안마의자를 선물해드렸다.
▲ 부모님은 어떻게 설득했나.
= 아버지가 사업을 하셨는데, 제가 20대 때 많이 힘드셨다. 제가 개그우먼을 하고 싶다는 것도 죄송했다. 가족들은 고생하는데, 제 꿈을 찾는다는 게 욕심 같아서 너무 미안하더라.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본다고 했는데 다행히 합격했다.
▲ 유튜브 채널을 하는 연예인들이 많은데, 그중에서 단연 돋보인다.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
=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이 차이점이 아닌가 싶다. 시작하고 유지하면서 해보고 싶은 것들을 다 하고 있다. 다양한 시도, 변화나 이런 것들이 차이점이 아닌가 싶다.
▲ 지금까지 활동을 보면 버라이어티 예능, 방송보다 콩트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 특별히 '이렇게 해야지' 하는 건 아니다. 다양한 예능도, 정극 연기도 기회가 되면 다 도전해 보고 싶다. 각각의 매력이 있다. 무대에서 하는 코미디와 개인 콘텐츠에서 하는 코미디는 분명히 다른 부분이 있다. 무대에서 하면 관객들과 소통하고, 에너지를 받는 게 있고, 개인 콘텐츠는 디테일한, 무대에서 살리지 못하는 걸 담는다. 다른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극 연기, 코미디 연기, 무대 연기가 디테일하게 다르다. 그걸 배워나가는 게 재밌다.
▲ 유튜브 채널이 잘되면서 수익도 화제가 됐다.
= 채널 수익이 크긴 하더라. 그런데 아직 정산이 안 된 게 있어서 잘 모르겠다. 제가 다른 활동들을 하는 것과 비교하긴 어렵긴 하다.
▲ 분양사기는 해결됐나.
= 다시 생각이 난다. 그런데 자꾸 생각하고 '내, 돈' 하니까 제가 더 괴로워지는 거다. 그래서 '다시 시작하자' 이렇게 남편과 말하고 새롭게 시작하니, 지금은 그 시기만큼 심적으로 힘든 건 덜해진 거 같다. 그땐 목이 쉴 정도로 울었다.
▲ 실제로도 4세 '아들맘'이다.
= 제이미와 제 아들은 4세 아들이라는 거 빼곤 겹치는 게 없다. 아들에게 말 할 때에도 그 어투로 하지 않는다. 실제로는 잘 놀아주는 엄마다. 아들이 저를 정말 좋아한다. 제가 동화책을 실감 나게 잘 읽어준다. 늑대 목소리도 잘 내고. 그러면 아이가 '무서워요' 이런다. 아빠가 읽어주면 책을 가져가서 '엄마가 읽어줘'라고 한다.
▲ 최근에 새로 소속사를 옮겼다.
= 'SNL'을 하면서 씨피엔터테인먼트와 인연을 맺었고, 지원을 많이 해주셔서 지금은 연애를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신동엽 선배도 '잘 들어왔다'고 말해주셔서 든든함이 있다. 지예은 씨도 그렇고.
▲ 요즘 잘나가니 여기저기서 연락도 많이 받을 거 같다.
= 돈 빌려달라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 다양한 사연이 많다. DM으로 아랍어 이런 문자도 와서 번역했는데 '팬이다' 해서 신기했다.
▲ 대세다 싶은 시점이 있나.
= 초등학생들이 지나가면서 알아보더라. 그때 느꼈다.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다. 그 안에서 다양한 분들이 불편함 없이 웃을 수 있는 코미디를 만드는 게 제가 할 일 같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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