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철근업체인 동국제강이 단일 공장 기준 국내 최대인 인천공장(연산 220만t) 가동을 오는 7월 중순부터 한 달간 멈춘다. 지난달 국내 1위인 현대제철이 한 달 동안 인천공장(연산 150만t)의 불을 끈 데 이어 두 번째다. 건설 경기가 고꾸라지면서 철근 수요가 급감한 데다 중국산 저가 공세가 더해져 철근값이 원가 이하로 떨어진 탓이다. 업계에선 당분간 건설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철근업계 불황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업계에선 동국제강이 인천공장 가동을 한 달 멈추면 철근 공급이 20만t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6월 업계 최초로 주간 조업을 중단하며 공장 가동률을 50%(올해 초 기준)까지 떨어뜨렸다. 그런데도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자 ‘극약 처방’을 내렸다.
현대제철도 지난달 창사 이후 처음으로 인천공장 가동을 한 달간 중단했다. 국내 1·2위 업체가 잇달아 공장을 멈춰 세운 건 철근 유통가격이 원가에도 못 미쳐서다. 이달 기준 철근 가격(범용 제품인 SD400·10㎜ 기준)은 t당 7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제철이 4월 한 달간 조업을 중단한 덕분에 3월(t당 67만5000원)보다 반등했지만 여전히 ‘팔수록 손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더구나 5월은 건설 성수기라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낮은 가격이란 평가가 나온다. 2022년 5월 가격은 t당 118만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고철 가격과 전기료 등을 감안하면 t당 75만원은 돼야 손해를 안 본다”고 말했다.
철근을 많이 쓰는 아파트와 빌딩 건설이 주춤하다 보니 남아도는 철근은 야적장에 쌓여 있다. 국내 철강업계의 연간 생산능력은 1246만t에 달하지만 올해 수요는 673만t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1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공식 통계는 없지만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철근 수요가 800만t 안팎이었던 만큼 올해 사상 최악의 ‘철근 한파’가 불어닥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폭등하는 산업용 전기요금은 철근업체들의 생산 부담을 한층 더 끌어올리고 있다. 2021년 킬로와트시(㎾h)당 105.5원이던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h당 185.5원으로 올랐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8월까지 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공급 과잉이 풀리지 않으면 생산 중단 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진원/성상훈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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