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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非법조인 대법관법' 황급히 진화나선 민주

입력 2025-05-26 18:15   수정 2025-05-27 02:03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가 박범계 의원이 발의한 ‘비법조인 대법관 임용 가능 법안’과 장경태 의원의 ‘대법관 정원 100명 확대 법안’을 철회하라고 각 의원에게 26일 지시했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 민주당이 사법부를 장악하려고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여론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날 공지를 통해 “박 의원이 제출한 비법조인 대법관 임명 법안, 장 의원이 낸 대법관 100명 확대 법안을 철회하기로 결정하고 해당 의원들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선 후보가 “(이들 법안은) 제 입장이나 민주당의 입장이 아니며, 당내에도 자중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한 지 이틀이 지난 시점에서다.

박 의원이 발의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변호사가 아니더라도 대법관으로 임명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장 의원은 대법관을 14명에서 100명으로 늘리는 내용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 등 다수 원내지도부 의원이 이들 법안에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박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다. 당론으로 결정되지는 않았더라도 원내 지도부와 사전 교감이 있었음을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들 법안이 발의되자 국민의힘은 물론 법조계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박 의원 법안에 대해서는 “김어준 같은 사람들을 대법관 시켜서 국민을 재판하겠다는 것”이라는 비판(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이 나왔고, 장 의원 법안을 두고는 “재판 지연이 심각한 상황에서 대법관만 증원한다면 국민에게 큰 불이익이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천대엽 법원행정처장)가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 선대위는 이날 해당 의원들에게 법안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윤호중 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법관사회에서 우려가 큰 법안은 우리 당이 추진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철회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중도층을 중심으로 이 후보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사법부를 장악하려고 시도한다는 비판까지 나오자 선대위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를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해석도 있다. 법관 대표들이 민주당의 법안 발의를 사법부 장악 시도라고 주장하면 대선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회의 개최 전 서둘러 발표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김 원내수석부대표가 발의한 대법관 30명 증원법은 철회 지시를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윤 본부장은 “대법관 증원이나 자격과 관련한 논의는 공식적인 당론이 정해진 바 없다”며 “(30명 증원 법안은) 추가로 논의해보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법안 철회는) 제가 지시한 일은 아니다”며 “계속 쓸데없는 논란이 되니 선대위에서 그렇게 결정한 모양이고, 개별 의원들도 그렇게 판단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당의 조치에 해당 의원들은 불만을 나타냈다. 장 의원은 SNS에 “대법관이 몇 명 추가되든 임명 제청권은 대법원장에게 존재하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공세라는 말은 심히 유감”이라며 “선대위 결정 취지를 반영해 법사위 논의 과정에서 충분히 조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이날 종일 휴대폰을 켜지 않아 당에 불만을 나타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오후에 법안을 철회한다고 국회에 통보했다.

민주당이 당장 이들 법안을 철회했지만 대선 이후 추진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후보는 선거를 앞두고 잠시 발톱을 숨기고 있을 뿐”이라며 “이 후보가 말 바꾸기를 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사법부 장악을 포기할 리 없다”고 주장했다.

최형창/정상원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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