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시·군·구가 지난해 ‘바닥형 신호등’ 등 신호 보조장치 도입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지난해 약 2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같은 신호등 보조장치가 투입한 비용에 비해 보행자 안전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경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26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도입된 바닥형 보행 신호등 보조장치(바닥형 신호등)는 총 8300개로 집계됐다. 바닥형 신호등은 횡단보도 시작점인 경계석에 발광다이오드(LED) 신호등을 설치해 보행자에게 추가로 신호 정보를 제공하는 장치다.지방자치단체들은 스마트폰을 보는 주민의 보행 편의를 위해 바닥형 신호등 설치를 늘리고 있다. 바닥면을 알록달록하게 꾸며주는 데다 어린이, 노인 등 교통 약자 안전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경쟁적으로 설치에 나섰다. 2019년 처음 도입될 당시 전국에 61개이던 바닥형 신호등은 2022년 말 3078개, 2023년 말 4477개에 이어 올해 3월 말 기준 1만3718개로 급증했다.
문제는 가격이다. LED 점등을 설치해야 하고 보행자가 계속 지나다니는 만큼 고강도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 횡단보도 한 곳(2줄)당 설치비용은 25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바닥형 신호등에 투입된 금액은 207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자체들은 다른 신호등 보조장치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늘어난 ‘적색 보행신호 잔여시간 표시장치’가 대표적이다. 2022년 115개뿐이던 적색 신호 잔여시간 표시장치는 올해 3월 말 1585개로 13배 급증했다. 이 장치 역시 한 쌍(2대)에 580만원이 들어간다. 지난해 이 장치 설치에 투입된 비용은 60억원에 육박했다.
경찰 내부에선 신호등 보조장치 도입 효과는 미지수라는 얘기가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바닥 신호등이 오히려 스마트폰을 보며 걷는 보행자의 경계를 약화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만큼 사고 감소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색 잔여 시간을 알려주는 장치 역시 보행자가 초록불로 바뀌자마자 뛰어나가 사고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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