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개발사 시프트업이 연일 급락하고 있다. 게임 '니케' 중국 버전이 출시됐지만, 초기 성과가 예상을 밑돈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분간 발표될 신작이 없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다만 일각에선 중국 내 주요 콘텐츠 출시 후 실적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을 제기한다.
기관·외국인, 시프트업 순매도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2거래일간 시프트업은 15.81% 급락했다. 전날 종가는 4만9250원이다. 지난달 16일 이후 약 5주 만에 4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이 기간 시가총액도 3조4214억원에서 2조8804억원으로 5000억원가량 쪼그라들었다. 시프트업은 작년 7월 11일 상장했다. 공모가는 6만원이었는데, 현재 주가는 이를 20%가량 밑돌고 있다. 큰손 투자자가 앞다퉈 주식을 팔아치우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2거래일간 기관은 271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연기금이 134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도 80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개인은 336억원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다.
하지만 개인 대부분은 손실을 보고 있다. 23일 기준 NH투자증권을 통해 시프트업에 투자한 2만494명의 평균 손실률은 17.15%에 달한다. 전날도 주가가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손실률은 더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니케의 중국 시장 성적 실망감이 악재로 작용했다. 시프트업은 지난 22일 중국에서 삼인칭 슈팅(TPS) 게임 '승리의 여신:니케'를 출시했다. 2022년 출시된 니케는 서브컬쳐 애호가 층을 겨냥해 일본, 한국 시장에서 흥행했다. 2023년 PC버전으로도 출시됐다. 중국 내 니케의 흥행 기대감에 지난 22일 주가는 4.34% 올랐다. 하지만 실제 성과는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출시 후 중국 iOS 매출 최고 순위 14위를 기록한 뒤 현재 17위로 하락하며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10위권 내 안착할 것이란 시장 예상과 대조되는 흐름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센서타워 추정 주말 iOS 일 매출은 4~5억원 수준이다. iOS에 비해 안드로이드 마켓 비중이 큰 중국 시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니케의 중국 내 실제 일 매출은 2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후 매출 감소세를 감안한 2분기 평균 일 매출은 13억원으로 추정된다. 시장이 기대했던 일 매출 15~30억원 수준을 밑돌 것"이라며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의 조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모바일 게임은 시간이 지나며 매출이 하향 안정화하는 흐름을 보인다.
니케, 중국 출시 후 매출 하향 안정화 전망
니케처럼 먼저 다른 나라에서 먼저 선보였던 게임은 매출을 올리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이머들은 해외 버전을 보고 향후 출시될 캐릭터나 이벤트 정보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효율적으로 과금하려는 경향을 띤다. 이 때문에 평균 객단가(1인당 매출)가 하락할 수 있다. 이 현상을 '미래시'라고 한다.다만 중국에서 주요 콘텐츠가 출시되지 않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니케의 중국 버전과 글로벌 버전은 캐릭터 성능과 스킨에 차이가 있어 '미래시'를 성공적으로 제거하고 있다"며 "니케의 메인 수익모델(BM)인 픽업 캐릭터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글로벌 버전도 출시 극 초반보다 픽업 캐릭터 출시 후 매출이 더 높았다"고 부연했다.

당분간 신작 모멘텀이 없다는 점도 투자심리 위축 요인이다. 향후 1년간 시프트업에 남은 이벤트는 '스텔라 블레이드' 스팀(게임 플랫폼) 출시뿐이다. 지난 16일 사전 판매를 시작했다. 최고 매출 순위 2위를 기록한 후 11위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매출이 초반에 집중되는 점을 감안하면 순위는 더 내려갈 수 있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접속 제한'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공개 후 132개국에서 게임을 구매할 수 없는 지역 차단이 걸려 있었다. 시프트업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접속 제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퍼블리셔(게임 유통사)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사 눈높이도 서서히 내려가고 있다. 6개월 전 8만3625원이었던 시프트업 목표주가 평균치는 전날 7만6857원까지 내려왔다. 삼성증권은 주요 증권사 중 가장 낮은 5만8000원을 제시했다. 이 증권사 오 연구원은 "니케 중국 및 스텔라 블레이드 스팀 출시 성과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아직 높다"며 "출시 후 주가 조정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트레이딩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