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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거북섬 공실 87%일 때, 사업자는 845억원 벌었다

입력 2025-05-27 17:39   수정 2025-05-27 18:43



경기 시흥 거북섬 조성 과정에서 민간사업자로 참여한 대원플러스건설이 해당 사업으로 총 845억원가량의 누적 이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거북섬 점포 공실률이 올해 초 기준 약 87%에 이르는 가운데 정치권에선 무리한 관(官) 주도 개발 사업이 업자들만 배를 불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경기도와 시흥시 등이 거북섬 조성을 위해 사업 공모지침서에 명시된 범위를 넘는 수준의 사업계획 변경을 용인했다는 의혹도 재차 제기됐다. 거북섬 사업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최근 “인허가와 건축, 완공까지 2년밖에 안 되게 해치웠다”고 발언하면서 논란이 됐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원플러스건설은 거북섬 사업 민간사업자(시행사)로 참여해 총 665억원의 배당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에 500억원의 배당을 받았고, 지난해 35억원의 배당이 더 이뤄졌다. 지난달 17일에도 이 업체는 이익 잉여금 310억원 중 130억원을 배당금으로 받아 갔다. 이미 인근 상권이 공실로 크게 위축된 작년 이후에도 배당으로 이익을 올린 셈이다.

이 회사는 사업 초기에 자기 자본금 100억원을 투입했다. 지난달 공시 기준 누적 이익잉여금은 180억원으로, 배당으로 가져간 665억원을 포함하면 총 845억원의 누적 이익을 올렸다. 웨이브파크가 2020년 개장했음을 감안하면 개장 4년 만에 투입 자본 대비 8배 이상의 이익을 얻은 셈이다. 다만 남아 있는 180억원의 누적 잉여금은 회계상 쌓아둔 이익으로, 현금으로 회수하지는 않았다.

건설 업계에 따르면 시행사가 자기 자본을 투입한 개발사업에 배당을 통해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사업이 실패할 경우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만큼 고위험·고수익 구조의 사업이기 때문이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거북섬 사업 추진 과정에서 상업시설로의 용도 변경 등이 졸속으로 이뤄지고 사업성 검토를 제대로 못 해 결국 입점한 소상공인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공시 등에 따르면 대원플러스건설은 2018년 11월 8일 시흥시와 거북섬 개발사업을 위한 사업협약 체결식을 갖고, 2주 뒤인 22일 경기도와 시흥시·수자원공사 등과 4자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20일 한국수자원공사가 ‘거북섬 개발사업 개발계획 변경안’을 접수했는데, 이틀 만에 MOU가 체결된 셈이다.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변경 승인 고시한 거북섬 사업내용에 따르면 상업지구 층고 제한을 15층에서 최대 45층까지 완화하는 안을 포함, 4개 필지 층고 제한을 풀고 주상복합 용지를 상업업무시설 용지로 용도변경 하는 조치가 이뤄졌다. 일부 상업지구에는 공모지침서 상 입점이 제한됐던 단란주점과 안마시술소 등이 들어설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흥시·한국수자원공사가 앞서 2018년 2월 내놓은 ‘시화멀티테크노밸리(MTV) 거북섬 해양레저 복합단지 개발사업 민간사업자 공모지침서’에는 거북섬 사업계획 변경은 ‘경미한 변경 내에서 대안 제시를 통해 가능하며 해당 사항을 보완한 후 사업협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2019년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거북섬 사업 변경안을 최종 승인해 고시한 사항은 공모지침서에 기재된 ‘경미한 변경’의 범위를 넘어선 게 아니냐는 게 일각의 주장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경미한 변경’ 수준을 명백히 넘어서는 용도 변경과 층수 상향이 이뤄진 것”이라며 “민간사업자를 선정한 이후 지구단위계획 등을 변경하는 것은 공모지침서에서 허용하는 내에서 제한적으로 허용되는데, 이 같은 사례는 선례를 찾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 단란주점 등으로 입점 업종 규제가 대폭 완화된 것은 개발업자의 개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통화에서 “거북섬, 대장동, 백현동 사건은 인허가 특혜는 민간업자 몫이고 피해는 주민과 소상공인 몫인 구조”라며 “그 배경엔 정치 브로커와 결탁한 권력자가 있기 마련이므로 철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도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는 추진하지도 않을 장밋빛 청사진만 늘어놓아 시행사와 분양업자만 돈을 벌게 됐다”며 “결과적으로 실질적 지역 발전이 아닌, 부동산 개발 이익에 치우친 왜곡된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의혹은 지난 20대 대선 과정에서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이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등을 겨냥해 “거북섬 개발사업으로 특정 건설사에 특혜를 줬다”며 검찰에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2018년 이 후보가 시흥 거북섬 조성 과정에서 주상복합 용지를 상업업무시설 용지로 용도 변경하고, 층고 제한을 완화하는 등 특혜를 줬다는 게 시민단체 측 주장이다. 다만 사건을 넘겨받은 경찰이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결론을 내리면서 논란이 일단락됐었다.

하지만 지난 24일 시흥 유세에 나선 이 후보가 “거북섬 웨이브파크가 요새 장사가 잘되는지 모르겠다”며 “제가 경기지사를 할 때 시흥시장과 ‘거북섬에 오면 우리가 나서서 해줄 테니 오라’고 (업체들을) 유인을 해서 인허가와 건축, 완공까지 2년밖에 안 되게 해치웠다”고 발언하면서 논란이 재점화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보수진영은 “대규모 개발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준 게 아닌지 해명하라”고 공세에 나섰다.

다만 민주당은 특혜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거북섬 개발은 국가 기반 사업으로 추진됐고, 이 후보는 민간 투자 유치에 기여했을 뿐 거북섬 상업시설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시흥을 지역구로 둔 조정식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전날 “윤석열 정권 때 무혐의 처분 내려진 것을 아니면 말고 식으로 또다시 우려먹는 파렴치한 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정상원/정소람 기자 top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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