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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 피하려…'퍼스트 세일 룰' 꺼낸 기업들

입력 2025-05-27 17:41   수정 2025-05-28 01:16

미국 기업 혹은 미국에 법인을 둔 외국 기업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퍼스트 세일 룰’이라는 해묵은 조항을 꺼내 들었다. 이 조항은 미국에서 제품을 수입할 때 중간 유통 거래 가격이 아니라 생산업체가 최초로 매긴 가격을 기준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게 핵심이다.

CNBC는 26일(현지시간) 명품 및 일부 테크 기업이 해당 조항을 활용해 관세를 대폭 절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세법에 근거한 퍼스트 세일 룰은 1988년 미국 법원 판결에서 처음으로 인정받았다. 이후 관세국경보호국(CBP)의 해석과 판례를 통해 관행적으로 정착됐다.

관세는 일반적으로 수입업자가 실제로 지급했거나 지급할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하지만 퍼스트 세일 룰을 적용하면 수입 이전에 발생한 첫 번째 거래 가격을 관세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 제조업체가 티셔츠를 홍콩 중간 유통업자에게 5달러에 판매한 다음, 해당 유통업자가 미국 기업에 10달러에 팔았다고 가정했을 때 미국 기업은 최초의 5달러를 기준으로 관세를 납부할 수 있다. 중간 유통업자의 마진을 제외한 원가 기준의 관세 부과가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퍼스트 세일 룰은 원칙적으론 모든 산업과 제품군에 적용 가능하지만 특히 고부가가치 소비재 및 명품 산업에 더 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제품은 마진 폭이 크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명품 브래드 몽클레르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퍼스트 세일 룰이 비용 구조에 상당한 혜택을 준다고 밝혔다.

다만 무조건 퍼스트 세일 룰을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해외 생산자로부터 중간 유통업자 또는 최종 수입자에게 이르는 과정에서 두 번 이상 판매가 존재해야 한다. 각 판매는 독립된 제3자 간 거래여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 A 기업의 미국 법인이 한국에 있는 본사에서 제품을 들여오는 것은 퍼스트 세일 룰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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