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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기차값 1만弗 싸진다"…'값싼 LFP'로 눈돌린 GM

입력 2025-05-27 17:54   수정 2025-06-02 21:18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미국 완성차 회사들은 니켈 비중이 높은 프리미엄급 삼원계 배터리를 선호해왔다. 전기를 많이 쓰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픽업트럭 비중이 높은 데다 땅덩어리도 넓은 만큼 한 번에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주행거리가 짧고 추운 날씨에선 성능이 뚝 떨어지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미국에 맞지 않다는 인식을 버리지 못했다.

미국 완성차 업체들의 ‘변심’을 이끈 건 예상보다 길어지는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수요 정체)이었다. 전기차 가격을 낮춰야 캐즘을 이겨낼 수 있다는 판단에 삼원계 배터리보다 20~30% 저렴한 LFP 배터리를 장착하기로 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짧은 주행거리와 기온에 따른 성능 저하 현상 등 LFP 약점이 빠르게 보완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며 “프리미엄 전기차를 뺀 상당수 전기차에 LFP 배터리가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GM, 포드, 테슬라 모두 “LFP 필요”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GM은 삼원계 배터리가 들어간 7개 전기차 모델 중 쉐보레 볼트, 에퀴녹스, 블레이저, 실버라도 등 4개 차종에 LFP 배터리를 도입하기로 했다. 대당 1억원이 넘는 GMC 허머 SUV와 픽업, 캐딜락 등 프리미엄 전기차는 지금처럼 삼원계를 사용할 예정이다. 연간 판매량으로 따지면 LFP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 비율(60%)이 삼원계보다 높아진다는 얘기다.

GM과 포드는 지난해 미국에서 각각 약 11만4000대, 9만7800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목표치의 절반 수준이다. 테슬라는 63만4000대를 판매했는데, 1년 전보다 5.6% 감소한 실적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약 130만 대로 7.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이 같은 기간 35.5%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전기차 전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

미국 완성차 회사들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 함께 생산한 LFP를 전기차에 넣기로 마음을 바꾼 이유다. 전문가들은 삼원계 배터리를 LFP로 바꾸면 킬로와트시(KWh)당 배터리 가격이 30달러 이상 떨어질 것으로 분석한다. 100~200KWh짜리 배터리가 들어가는 전기 픽업트럭 실버라도는 LFP로 전환하면 팩 설계 단순화, 냉각 시스템 축소 등을 통해 가격을 대당 6000~1만달러 낮출 것으로 분석된다.

실버라도 전기차 가격이 5만5000~9만달러인 만큼 10%가량 인하 효과가 생기는 셈이다. GM은 LFP 배터리를 이용해 3만달러를 밑도는 신모델도 출시하기로 했다. 포드와 스텔란티스 등은 LFP 적용 차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중국 LFP와 경쟁하겠다
미국의 ‘중국 봉쇄’ 정책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란 점도 영향을 미쳤다. 메리 배라 GM 최고경영자(CEO)와 커트 켈티 배터리 부문 부사장 등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에 “중국 소재와 부품은 가능한 한 최소화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LFP 시장을 주도해온 중국을 배제하고 공급망을 구성하겠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을 받으면 중국의 LFP 배터리와 직접 경쟁도 가능하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1위 완성차 기업 GM의 결정에 배터리 회사들도 분주해졌다. 미국 내 배터리 공장 21개(올해 완공 예정 공장 포함) 중 전기차용 LFP 생산 시설을 갖춘 곳은 한 곳도 없다. 삼성SDI와 GM은 삼원계 배터리 생산으로 설계된 미국 인디애나 합작 공장 생산 라인의 일부를 LFP로 바꿀 계획이다. 해당 공장은 2027년 완공될 예정으로 이미 삼원계 생산 라인 일부가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로 짓는 라인에는 GM과 협의해 LFP 또는 삼원계 생산 시설이 들어선다.

이미 완공된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테네시 공장은 생산 라인 변경이 유력하다. 기존에 지어진 니켈·코발트·망간(NCM) 생산 라인을 LFP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폼팩터 변환도 고려하고 있다. 기존 생산해오던 파우치형 대신 LFP에 더 적합한 각형으로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손잡고 망간 비중을 높여 가격을 낮추는 리튬망간리치(LMR) 배터리를 2028년 목표로 개발 중인데, 성공적으로 연구개발을 마친다면 두 공장에 LMR 라인도 깔 예정이다.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인산과 철로 구성된 인산철을 이용해 만든 리튬이온 배터리다. 값싼 인산과 철을 이용하는 만큼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등 상대적으로 비싼 광물을 사용하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20~30% 저렴하다. 다만 주행거리를 결정하는 에너지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주로 CATL, 비야디(BYD) 등 중국 기업이 LFP 배터리를,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파나소닉 등 한국, 일본 배터리 회사들이 삼원계 배터리를 생산한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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