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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兆 풀어도 '0%대 성장' 우려…"첨단산업·SOC에 집중해야"

입력 2025-05-27 17:51   수정 2025-05-28 01:2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이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까지 대규모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계획을 밝힌 건 올해 경제 성장률이 0%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등 경기 하방 압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2차 추경이 필요하다는 데 대체로 공감한다. 다만 악화하는 재정건전성을 고려할 때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부문에 효율적으로 투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민생 추경’ 경쟁 나선 대선 후보들
김 후보는 27일 대통령에 취임하면 즉시 비상경제 워룸을 설치하고 30조원 민생 추경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어느 분야에 예산을 투입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정치권에서는 ‘민생 추경’이라고 특정한 만큼 이달 1일 국회를 통과한 13조8000억원 규모 ‘필수 추경’보다는 경기 진작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운 만큼 지역과 소상공인들의 체감 경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추경안을 편성할 것”이라며 “확정된 건 아니지만 김 후보가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SOC 관련 투자가 추경을 통해 집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광역급행철도(GTX)를 대광역권으로 확장하고 동서 10축, 남북 10축 등 국가 간선 도로망을 대대적으로 건설해 지역 성장 기반을 확충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민주당도 집권과 동시에 추경 편성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후보는 선거 유세 내내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정부 차원의 경기 부양 조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민주당이 예산 편성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를 쪼개는 방안을 공약에 포함하지 않은 것도 추경 편성의 시급성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의원은 “기재부를 쪼개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추경 편성이 제대로 되겠냐”며 “급한 민생 회복 조치부터 하고 중장기 차원에서 정부 조직 개편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성장률 0.3~0.5%P 올라갈 수도”
경제 전문가들은 새 행정부가 2차 추경에 나서고 한국은행이 한두 차례 금리를 인하해도 0%대 성장률을 겨우 면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22조~35조원 규모 추경이 추가로 편성되면 올해 성장률이 0.22~0.31%포인트가량 올라갈 것으로 추산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0조원의 2차 추경이 편성되면 성장률이 0.4~0.5%포인트가량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대부분의 IB와 국책 연구기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5~0.8%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성장률을 끌어올리면서도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선 올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0.2%)의 주요 요인으로 지적된 건설투자에 예산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설투자의 올 1분기 성장률 기여도는 -0.4%포인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SOC 부문에 예산을 집중해 건설투자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했다.

중장기적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 AI·반도체·양자컴퓨터 등 첨단산업 부문에 집중적으로 예산을 써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추경의 단기적 소비 진작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AI를 비롯한 신산업·제조업 기술을 확충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 관련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3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2차 추경 재원을 전액 적자 국채로 조달하면 국가채무는 올해 말 1310조8000억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9.5%로 역대 최고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익환/한재영/남정민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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