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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싱조직 변호하는 로펌들 "수임료는 테더"

입력 2025-05-27 17:56   수정 2025-05-28 00:47

국내 일부 중소 로펌이 조직범죄자로부터 사건 착수금 명목으로 테더(USDT·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등 추적이 어려운 가상자산을 수령하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 로펌 중엔 범죄수익으로 의심되는 가상자산을 사설 환전상에서 현금으로 바꿔 착수금으로 받은 경우도 있어 변호사 윤리 위반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범죄 거점에서 활동한 한국인 조직원이 형사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 귀국 전 국내 로펌에 사건을 의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부 로펌은 수임 착수금으로 가상자산을 요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터폴 수배를 받아 여권 효력이 정지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조직 총책 20대 A씨는 최근 귀국을 결심하고 서초동의 형사 전문 B로펌에 형량 감경 방안을 문의했다. 이 로펌은 A씨에게 착수금으로 550만원 상당의 테더를 요구했고 송금을 위한 가상자산 지갑 주소를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A씨와 같은 조직원이 보유한 테더 등 암호화폐는 범죄수익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경찰 관계자는 “동남아 기반 범죄조직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현금을 조직원에게 직접 송금하지 않는다”며 “후이원페이라는 현지 금융 플랫폼을 통해 암호화폐로 환전한 뒤 조직원에게 월급 형태로 지급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후이원페이는 최근 유엔과 미국 재무부가 자금세탁에 악용되는 앱으로 지목했다. 로펌이 테더로 착수금을 수령할 경우 세탁된 범죄수익을 받는 게 된다.

테더 역시 가상자산 지갑에 거래 기록이 남는 만큼 추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이를 회피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 일대에서 테더 등 가상자산을 현금으로 바꿔주는 ‘사설 환전상’을 이용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B로펌 관계자는 A씨에게 “국내에 있는 지인이 착수금 명목으로 현금을 대신 가져다주는 경우가 많다”며 환전상 이용을 권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B로펌은 이에 대해 “사건 착수금이나 수임료로 직접 테더를 받은 사실은 없다”고 부인했다.

변호사 징계 권한을 가진 대한변호사협회는 수임료가 범죄수익으로 확인되면 명백한 위법이라는 입장이다. 정혁주 대한변협 대변인은 “해당 자금이 범죄수익이라는 점이 입증되면 형사처벌은 물론 변호사 면허 취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정희원/김다빈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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