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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명 이용하는 '한국의 관문' 인천공항…미래 감염병에 안전할까

입력 2025-05-28 15:30   수정 2025-05-30 13:25

신종 감염병 발생 주기가 짧아지고 보건·사회·경제적 피해 규모가 확대되면서 유행병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서울대학교병원과 질병청에 따르면 전세계 감염병은 평균 6년 주기로 대유행하고 있다. 점차 그 주기도 짧아진다. 2003년 사스 유행 이후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가 발생했다. 이어 코로나19는 이보다 빠른 5년만인 2020년 확산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와 같이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는 미지의 감염병을 ‘질병X(Disease X)’로 명명하기로 했다.
◇ 세계공항서비스 1위 인천공항, 방역은?

2020년 6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서 코로나19 격리 조치 이후 G20 국가들의 2020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직전 분기와 비교해 전 분기에 비해 3.4% 감소했다.

2021년 9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가 발표한 2021년 글로벌 건강 보안 지수의 글로벌 평균 점수 카테고리별 자료에 따르면 세계는 또 다른 팬데믹에 대한 예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시 질병X의 발생 시점이 도래한 지금, 현재의 방역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장 시급한 곳은 글로벌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이다. 방역의 둑인 인천공항이 무너진다면 더 큰 유행으로 번지는 발단이 될 수 있어서다.

현재 인천시는 인천국제공항 주변에 국제감염병대응센터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2021년에는 정부가 백신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발표한 ‘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 및 전략’에 지역 거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인천공항은 1억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3위 규모로 도약했다. 지난해 완료한 4단계 공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여객 50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터미널을 2개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위상에 맞는 공항서비스도 제공하며 국제공항협의회(ACI) 주관 세계 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12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높이 평가받는 인프라와 서비스에 더해 세계적 수준의 최첨단 방역체계도 갖추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방역학회장을 맡고 있는 국립 인천대학교 생명과학부 권형욱 교수는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동남아·아프리카 지역의 매개 해충이 북상하고 있고 전 세계 항공 네트워크를 통해 하루 만에도 전파될 수 있어 공항의 사전 감시와 통합 방역체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자국 환경에 맞춘 모기 감시 트랩과 데이터 기반 AI 분석 시스템을 운영하며 정기적인 벡터 밀도 분석을 통해 사전 대응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이나 홍콩 첵랍콕 공항도 공항 내 유입 해충의 검역 및 생물학적 모니터링 체계를 적용하고 있다”며 “특히 공항은 공기 중 바이러스뿐 아니라 해충 매개 감염병에 대해서도 대응력을 높여야 미래 감염병X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빈데믹' 잡을 게이트키핑 필수
영국의 히스로 공항, 독일의 프랑크프루트 공항, 미국의 케네디 공항(JFK),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EWR) 등 해외 주요공항 사례를 살펴보면 각 나라 최고 방역기업의 기술력과 시스템을 기반으로 첨단 방역체계를 구축해 놓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반면 인천공항의 경우 보다 체계적이고 첨단화된 방역체계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인천공항은 총 면적 약 1174만㎡로 서울 여의도의 약 4배, 축구장 약 1600개 규모에 달한다.

제1·2여객터미널, 탑승동, 화물터미널, 공항철도, 셔틀버스, 공항 내 상업시설 등에 모두 방역이 필요하다. 반면 현재 질병관리청의 방역 지침에 따라 전문 방역업체가 정기 소독만을 수행하고 있다.

공항은 감염병 매개 해충과 바이러스에 대한 통합적 방역관리가 필수적인 특별한 공간이다. 해외 다양한 감염병 유입에 대한 대응, 급증하고 있는 신종 외래 해충에 대한 선제적, 통합적 예방이 필요하다. 살균제 분무 등 화학적 솔루션을 대체할 물리적 솔루션, 해충의 저항성에 대응하는 약제 시스템, 신속하게 해충 유입을 검역하는 탐지견 도입 등 방역체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실제로 2023년 말 해외에서 유입된 빈대로 인해 ‘빈데믹(빈대와 팬데믹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전국은 빈대 공포에 빠졌었다. 이후 인천공항은 제2의 빈데믹을 막기 위한 선제적 대응책으로 행정안전부 등과 빈대 해외 유입 차단 민관 합동 공동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빈대를 비롯한 감염병의 해외 유입과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감염병의 최전선에 있는 인천공항의 게이트 키퍼로서의 역할이 필수다. 인천공항이 초대형 메가허브 공항으로 진입함에 따라 연간 운항 건수, 입국자 수도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해외 감염병 유입 가능성 역시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이상기온 및 환경변화에 따라 해외 각국에서 발생하는 해충이 다양해지고 국내 유입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더욱이 올해에는 10월 말 국내에서 20년 만에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로 각국 정상 및 관료, CEO 등 해외에서 최대 2만5천000명이 방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감염병 X의 발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급증하는 해외 입국자 대응을 위한 공항 방역 체계의 강화가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더 첨단화된 방역 체계를 바탕으로 K방역의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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