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 28일 10:0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화솔루션이 주가주식스왑(PRS) 방식을 이용해 500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에 나섰으나 증권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일반 회사채보다 투자 위험은 큰데 금리 매력은 부족해 ‘어정쩡한 상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와 SK, 효성화학 등이 잇달아 같은 방식으로 조 단위 자금을 조달하면서 증권사 내부에서도 PRS에 대한 피로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이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내세워 독일 법인의 지분을 활용해 최대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PRS 계약은 3년 후 만기 시 주가가 기준가보다 낮거나 높으면 서로 차익을 정산하는 파생상품이다.
한화솔루션 독일 법인의 지분가치가 기준가보다 높으면 매수자(금융사)가 매도자(기업)에게 상승분을 주고, 반대로 기준가 대비 주가가 내려가면 매도자(기업)가 매수자(금융사)에게 손실 금액을 보전하는 방식이다.
증권업계는 이미 PRS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와 SK 등 계열사가 PRS 방식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면서 관련 리스크가 누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한화솔루션의 PRS 추진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조차 꺼리는 분위기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다수 증권사들이 이미 상당한 익스포져를 안고 있다.
이번 PRS의 금리 수준 역시 효성화학처럼 연 7~8%대의 고금리 매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증권에서 5%대 금리를 제시한 것으로 안다”며 “효성화학처럼 수익률이 높다면 고려해볼 만하지만, 이번 PRS는 그렇지 않아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해외 현지 사업장에 계속해서 투자가 필요하지만 추가 차입 여력이 부족해 PRS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석유화학 기초소재 분야에서 ?1213억원, 신재생에너지에서 ?2575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약 3000억원 적자를 냈다. PRS는 회계상 부채로 인식하지 않고 자산을 매각한 것으로 처리된다. 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을 높이지 않으면서 차입을 할 수 있어 매력적인 수단이다.
하지만 실제 기업의 재무 리스크는 커진다. PRS는 일반 공모 회사채 대비 1~2%포인트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데다, 대부분 기업은 3년 후 만기 도래 시 재계약을 통해 부채 상환을 연장하는 ‘롤오버’ 방식을 택하고 있어 장기 리스크가 커지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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