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팀에서 법인카드로 챗GPT를 개별 결제하겠다더라. 기획서·제안서 등 다양한 문서 작성의 정확성·효율성 향상을 위해 가입한다는데 미친 부서인가."최근 비즈니스 네트워크 서비스 '리멤버'에 스스로를 홍보·PR 종사자라고 밝힌 한 직장인이 '챗GPT 법인카드 결제 제정신인가'라는 제목으로 이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는데, 게재된 지 이틀 만에 조회수 1만회를 넘어서고 댓글도 100개 이상 달릴 만큼 화제가 됐다.
직장인들 대다수는 이 게시글에 "너무 꼬인 것 아니냐", "우리 회사는 오히려 결제를 해주고 사용을 권장한다", "업무 효율이 달라지는데 당연히 써야 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이 게시글은 논란을 의식한 듯 현재 삭제된 상태다.
회사 업무에 챗GPT를 활용하는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지만 직장인 대다수는 이미 거리낌없이 사용 중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러 플랫폼 기업들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인적자원(HR) 테크 플랫폼 잡코리아가 지난 3월 자사 회원 263명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9.5%가 직장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커리어 플랫폼 잡플래닛이 직장인 762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70.9%가 거의 매일 회사에서 챗GPT를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 1~2회 사용한다'는 응답은 14.8%, '아주 가끔 사용한다'는 9.5%였다. 4.8%만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자신을 보안 엔지니어라고 밝힌 작성자는 문서 업무를 할 때 챗GPT를 활용해 평소 2시간 넘게 걸리던 업무를 30분 안팎으로 줄였지만 이 같은 말을 들었다면서 고민을 토로했다.
잡플래닛의 같은 조사에선 응답자 93.7%가 '챗GPT를 업무에 사용해도 된다'고 답했다. 챗GPT를 사내에서 공식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곳이 대다수라는 얘기다.
챗GPT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업무는 △글쓰기·요약본 작성(40.1%) △아이디어 기획·검색(28.4%) △코드 생성(24.8%) △생소한 툴 사용법 검색(4.7%) △기타 2% 순이었다.
무엇보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91.1%는 'AI를 잘 활용하는 것도 업무 능력의 일부'로 인식했다.
잡플래닛은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챗GPT를 익숙한 업무 도구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결과"라며 "챗GPT가 어느새 일상 속에 자리 잡은 것처럼 직장에서도 자연스럽게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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