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도주 변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 기계, 조선, 방산 주도력이 공고한 상황에서 내수주 상대수익률이 상승해 대안으로 부상했다. 과열 상태인 점을 고려하면 기간 조정을 거칠 수 있다. 저유가, 저금리, 저환율 3박자는 국내 매출 발생 기업에 유리하다. 반면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등 대형주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관세 협상이 아직 진행 중이고 미국 소비 의구심 확인이 필요한 점, 재정정책 의구심을 타파해야 한다는 점 고려 시 완전히 방점을 두기에 어렵다는 판단이다. 6월 신정부 출범은 재정지출 확대, 신성장 모색 과정에서 주가에 우호적이다.
문제는 한국의 총요소생산성이 2010년대 초중반을 정점으로 하락한다는 점이다. 중국을 제외한 제조 선진국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다. 신정부 시대정신 중 하나는 잠재성장률 제고 방법 모색에 있다. 이를 위한 제조업 혁신 과정, 에너지 전환 방법에 주식시장은 영향을 받는다. 정책에 따라 영향력도 엇갈릴 전망이다.
제조업 혁신과 자동화(시스템 통합, 데이터 보안, 로봇), AI 투자 확대(모험자본 활성화, 벤처 투자 확대) 과정에서 새로운 테마 탄생을 겪을 수 있다. 소비 정책 관련해서는 국내 매출 발생 소비주들이 투자자들로부터 한 차례 더 주목받을 전망이다.
자본시장 제도 관련해서는 지배구조 관련 논의를 예상할 수 있다. 국내 자본시장 취약 지점으로 일컬어지던 분야는 지배구조였다. 핵심은 소수주주 보호이고 외국인, 기관투자가에게도 유리해질 수 있는 정황이다. 지배구조 개편이 나타나는 과정에서 디레이팅됐던 지주회사 밸류에이션 회복에 관심을 둔다. 특히 지난 5년간 지주회사 성과가 코스피를 밑돌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승 여력을 갖고 있다.
코스피가 상승 중인 중요한 이유는 실적 추정치 때문이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12MF EPS)은 2024년 9월 중 정점을 기록하고 2025년 2월까지 9.2% 하락했다. 트럼프 관세 부과 영향력, 반도체 단가 하락, 중국 소비 부진이 맞물린 결과였다. 중요한 지점은 올해 2월을 기점으로 추정치 상향 전환이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환율 상승에 따른 효과였지만 4월 중 미·중 관세 부과 계획 발표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전망대로라면 올해 말 12MF EPS는 319.4포인트에 도달한다. 코스피 12MF PER은 현재 9.1배로 결국 추정치 하락 가능성을 선반영해 놓은 상태다. 세계 성장률 하향과 이에 파생하는 기업 매출 영향을 고려했을 때 5~7% 하향을 예상한다.
EPS 7%를 고려했을 때 6월 조정 PER로 9.3~10.3배를 타깃으로 뒀다. 하단은 조정 시 하단 국면과 유사하고 상단은 장기 평균에 가깝다. 이에 부합하는 6월 밴드는 2550~2780선이다. 6월 중 큰 변동성 요인은 피해갈 것으로 기대한다.
하반기 지수 상승을 견인할 주체는 외국인이다. 상반기 연기금 순매수가 하방을 지지했지만 코스피 2600선 진입 시 매수 강도는 약화했다. 연기금은 장기투자 관점 수급 주체로 밸류에이션에 민감한 특성을 보인다. 코스피 2600선 이상부터는 외국인 유입을 필요로 한다. 외국인은 과거 ‘VIX’(S&P500 변동성 지수) 구간에 따라 다른 순매수 강도를 보였던 바 있다. 현재 미국 주식시장 변동성이 완화된 상황이고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라 수급 효과도 발생 중이다. 이에 따라 최근 1개월간 외국인 코스피 수급은 2조원 이상 순매수로 전환한 상태다.
외국인 유입 시 형태가 중요하다. 외국인 1개월간 순매수는 기계, 조선, 유틸리티, 호텔·레저, 화장품, 소프트웨어에 집중됐다. 반면 통신, 화학, 헬스케어, IT·가전, 자동차, 반도체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패시브보다 액티브 성격이다. 약달러 구간에서 신흥국 이탈이 주춤하지만 아직 뚜렷이 플러스로 전환하지는 못했다. 한국 주식시장 펀드 플로는 약달러 구간에서 플러스로 전환했다.
다만 아직까지 대규모 선물 순매수를 동반한 바스켓 유입은 제한적 규모에 그친 상태다.
관세 리스크 완화에도 아직 패시브 유입으로 전환하지는 않은 상황으로 판단한다. 외국인 자금 유입은 시총 상위주보다 일부 업종으로 분할될 전망이다.
미국 반등 주역은 IT, 경기소비재 등 기존 주도주이며 산업재, 커뮤니케이션, 소재 중심이다. 반면 헬스케어, 에너지, 필수소비재는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가장 큰 차이는 관세에 있다. 관세 우려에 한국의 IT, 경기소비재가 주목받지 못했다.
대미 수출 품목을 소비, 투자로 양분해 볼 수 있다. 소비는 IT·가전, 2차전지, 자동차, 반도체다. 투자는 기계, 조선, AI 반도체다. 관세 부과와 미국 내 인플레이션은 두 가지 구도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 시장 구도는 소비보다 투자에 방점을 둔 상황이다. 미국 투자 증가율이나 추세는 소비보다 더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또한 소비주들은 비교적 관세 영향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해당 전망에 반대 논리도 가능하다. 유가 덕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분석을 고려했을 때 국제유가 하락은 8개 분기에 걸쳐 미국 인플레이션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국제유가 30% 변동 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에 분기 1%p, 연간 0.5%p 영향을 미쳤다. 일부 관세 효과를 상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주식시장 구도는 실적에 따라 움직이지 않았다. 4월 초 이후 반등 국면에서 PER과 EPS로 분해해보면 상당 부분 PER 회복에 의존했다. EPS가 하락한 에너지는 코스피와 유사한 회복력을 보였다. 소재, 헬스케어는 EPS 상향 조정 중에 있지만 성과는 그렇지 못했다. 실적보다 PER 회복에 방점을 찍은 상태다. 실적 변화가 업종 구도에서 주목받지 못한 이유는 첫째, 향후 하향 가능성이다. 둘째, 대미 수출주의 관세 영향을 아직 뚜렷이 판단하기 어려움에 있다. 셋째, 유동성 환경 개선에 있다.
결론적으로 6월 주식시장 컬러는 4월 초 이후 반등 국면과 유사할 것으로 판단한다. 미국향 수출주들은 소비보다 투자(기계, 조선, AI 반도체)에 여전히 주목해야 한다. 내수 관점에서는 신정부 출범 관련 정책 관련(지주회사, 시스템 통합, 로봇), 매크로 유동성 관련(은행, 증권, 건설)에 주목할 만하다.
대형주들은 수급이 비어 있고 전고점 대비 낙폭도 커 업사이드 리스크를 갖고 있다. 관세 데탕트로 보기에 추가 정보가 필요하다는 점, 3분기 소비 지표와 물가 영향 경계감, 변동성 재발 시 취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위 낙폭과대를 선호하기 아직 어렵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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