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취업·임관·대학 진학 중에서 고르기만 하면 됩니다.”2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고졸 인재 채용 엑스포’에서 만난 최정진 인천반도체고 진로부장교사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기업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협약형 특성화고가 눈길을 끌었다. 협약형 특성화고는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지역 기업, 특성화고가 협약을 통해 연합체를 구성하고 각 지역 산업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다. 인천반도체고는 군특성화와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학년별로 1개 학급씩 운영한다. 이 과정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부사관으로 임관되거나 산업기능요원 병역특례 혜택을 받고 기업 취업이 보장된다. 그 외에도 스태츠칩팩코리아, 크레셈, 제너셈 등 지역 산업체와의 업무협약(MOU)을 통해 재학생의 취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 강점이다. 최 교사는 “기업과 소통해 현장이 요구하는 맞춤형 교육을 진행하고, 학생들의 취업까지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대한항공 모기업 한진그룹이 설립한 정석항공과학고, 아마존웹서비스(AWS), SAP코리아와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천안여자상업고 등도 협약형 특성화고다.
특성화고 진학의 목표가 취업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대학 진학의 기회까지 열려 있기 때문이다. ‘선(先)취업, 후(後)학습 제도’를 통해 졸업 직후 직장 경력 3년을 채우면 재직자 특별전형 등을 통해 주요 대학 진학 기회가 주어진다. 허명헌 영등포공고 교장은 “대학 대신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학위와 실무 경력 모두 거머쥘 수 있는 제도”라고 했다.
이날 박람회에서는 취업과 학업을 동시에 책임지는 대학들의 부스도 눈에 띄었다. 평생 직업교육대학이자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 직업교육 기관인 한국폴리텍대도 ‘기술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박람회에 부스를 마련했다. 폴리텍대 부스가 운영한 ‘면접 의상 가상 피팅 체험존’ 앞에는 실제로 면접을 준비하는 학생이 몰려 긴 대기줄이 생기기도 했다. 저탄소 화장품 제조와 반도체 장비를 경험해볼 수 있는 직업교육 체험존에는 제대를 앞둔 군인들이 관심을 보였다. 재학 기간 모빌리티·바이오 분야 취업이 보장되는 순천향대 조기취업형계약학과 부스는 취업과 대학 진학을 동시에 희망하는 학생들의 상담 열기로 뜨거웠다.
김영리/이미경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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