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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하………추동'에 간절기 특수 실종 "이젠 여름이 패션 성수기"

입력 2025-05-30 17:56   수정 2025-06-10 16:14


올 1분기 패션업체들의 사업보고서와 기업설명회(IR)에는 한 단어가 공통으로 등장했다. ‘이상기후’다. 통상 패션·유통업체는 2월부터 봄 시즌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올해 3~4월까지 예상치 못한 눈·비가 오는 등 날씨가 오락가락하자 봄옷 판매가 줄며 실적이 고꾸라졌다. 한 패션회사 관계자는 “올여름도 역대급으로 더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봄을 건너뛰고 여름옷을 찾는 고객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여름 마케팅에 사활 거는 패션사

날씨가 패션사 실적을 좌우하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업계에서 ‘날씨가 영업 상무’란 말이 있을 정도다. 최근 들어선 예상을 비켜간 기습 눈·비나 평상시보다 길어진 무더위로 실적이 타격을 입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해 3·4분기 때도 그랬다. 이례적으로 9월까지 폭염특보가 내려지고, 12월 초까지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자 겨울철 패딩·코트 등 고마진 제품 매출이 감소했다.

실제로 여름은 매년 길어지고, 무더워지고 있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첫 폭염일(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은 2022년 7월 2일→2023년 6월 19일→2024년 6월 14일로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 반면 폭염이 끝나는 날은 7월 30일→8월 21일→9월 18일로 점차 늦어지는 추세다. 연간 폭염일수도 2022년 10일에서 2024년 33일로 2년 새 세 배 이상으로 늘었다.

길어진 무더위는 패션·유통사의 매출 구조를 뒤흔들고 있다. 더운 날씨가 앞뒤로 길어지다 보니 봄·가을 등 간절기 상품 매출이 줄고, 여름 상품 비중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스파오, 미쏘 등 제조직매형(SPA) 브랜드를 판매하는 이랜드월드는 전체 패션 매출에서 여름용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3년 45%에서 지난해 50%로 급상승했다. 같은 기간 겨울 상품 비중은 40%에서 41%로 소폭 늘었다.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여름이 연간 매출을 결정하는 핵심 시즌이 됐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기후변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올해는 여름 상품 물량을 늘리고 봄·가을 간절기 상품 비중은 축소하기로 했다.
◇기후변화 TF 만들기도

기후변화에 맞춰 기업들의 생산·연구개발(R&D)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엔 시즌별로 제품을 미리 대량생산했지만 이제는 테스트 판매 후 3~5일 내 생산 여부를 결정하는 ‘반응생산’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예상치 못한 무더위 등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제품과 원단 개발 단계에서는 냉감 신소재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열과 땀을 빠르게 배출하고, 쿨링감을 끌어올리는 게 핵심이다. 청바지 등 기존에 냉감 소재가 적용되지 않은 상품군에서도 냉감 제품이 늘고 있다.

패션 매출 비중이 큰 유통사들은 벌써 여름철 상품을 전면에 진열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6월 말 열리던 ‘여름 패션위크’ 행사를 1주일 앞당겨 다음달 13일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도 무더위를 피해 백화점 식당가를 찾는 고객을 위해 ‘얼리 썸머 다이닝 위크’ 할인 행사를 지난해보다 2주 이르게 진행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소비재 기업 사이에선 여름철 상품과 마케팅이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선아/이소이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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