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가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유연하게 투자 자산을 조정하는 건 쉽지 않다. 이런 투자자에게는 인공지능(AI)이 자산을 운용하는 로보어드바이저(RA)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 정부가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RA 일임 서비스를 허용하면서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퇴직연금은 기본적으로 20년 이상 적립·운용하는 장기 상품이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선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키워야 하지만, 노후 대비라는 목적을 고려할 때 주식에 모든 자산을 ‘몰빵’하는 것도 부담이다.
최근 금융권에서 주목받는 해법이 RA다. RA는 AI와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투자자 성향에 맞는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생성하고 그에 따라 자산을 운용하는 서비스다. 투자자가 일일이 상품을 고르고 매매할 필요 없이 전문가 수준의 포트폴리오 관리를 받을 수 있다. RA는 수천 개의 글로벌 금융 데이터를 분석해 투자자 성향에 맞는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시장 변화에 따라 자동으로 자산을 리밸런싱(비중 재조정)한다.
올해부터 정부가 IRP에 일임형 서비스를 허용하면서 시장이 확 열렸다. 가입 한도는 IRP 계좌당 연간 900만원이고 매년 900만원씩 증액된다. 아직 IRP를 제외한 확정기여(DC)형 등 나머지 퇴직연금에 대해선 RA 일임 서비스가 허용되지 않았다. 다만 금융권에선 “RA 일임형 서비스가 IRP에서 성과를 낸다면 향후 DC형으로 확대되는 건 시간 문제”라는 평가가 많다.
사람이 운용하는 펀드와 달리 알고리즘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일관된 원칙에 따라 투자 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시장 급락 및 급등 상황에서도 냉정하게 대응할 수 있다. 한 RA업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분산 투자를 통해 연평균 7% 수익을 꾸준히 가져가는 게 이상적”이라며 “과거 수익률만 보고 알고리즘을 선택하기보단 본인의 투자 성향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달리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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