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산 특수강봉강 수입량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65만t이 수입돼 2022년(43만t)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산 특수강봉강이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14.7%에서 22.1%로 뛰었다. 중국산 특수강봉강 가격(수입단가)이 2022년 t당 171만원(지름 25~250㎜ 기계구조용 탄소강 기준)에서 지난해 114만원으로 싸지며 점유율이 높아졌다.
국내 특수강봉강 업체들의 타격이 없을 리 없다. 특수강봉강이 주력 제품인 세아베스틸의 지난해 매출(3조6361억원)은 1년 전보다 11%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594억원으로 전년(1967억원)보다 더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이 회사는 수익성이 악화하자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했다. 하지만 중국산 가격이 오히려 더 떨어지자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냉연강판에 색을 입혀 다양한 무늬와 질감을 구현해 건물 지붕이나 내·외벽, 간판, 전자제품, 자동차 등에 쓰이는 컬러강판도 중국산이 점령했다. 지난해 중국산 컬러강판 수입량은 102만t으로 2022년(76만t)보다 34% 늘었다. 국내 컬러강판 수요(280만t)의 3분의 1 이상을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다. 동국제강그룹 컬러강판 전문회사 동국씨엠은 지난해 국내 건축용 컬러강판 사업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가량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도 견디다 못해 조만간 중국산 건축용 컬러강판에 대해 산업부 무역위원회에 반덤핑 제소를 낼 계획이다.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반덤핑 제소가 잇따르는 것은 국내 철강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특히 특수강봉강처럼 고부가가치 철강재까지 저가·저품질 중국산이 유입될 경우 이를 원재료로 쓰는 자동차·조선·기계 부품 등 국내 주력 산업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반덤핑 제소는 국내 철강산업 보호와 시장 질서 회복, 품질·안전 확보, 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특히 미국 정부가 한국 산업계를 중국산 철강 제품의 우회 수출 경로로 볼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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