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은 방위산업과 원전, 전력인프라 관련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미국을 필두로 투자 수요가 급증한 섹터들이다. 특히 올해 127.53% 치솟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542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이 종목 평균 매수단가는 64만1260원으로 지난달 말 종가(81만1000원) 대비 26.5% 낮다.
외국인은 각각 123.42%, 181% 뛴 두산에너빌리티(5022억원 순매수), 현대로템(3067억원)을 비롯해 한국전력, LIG넥스원, 효성중공업 등을 많이 사들였다. 수출이 증가하며 지난달 ‘황제주’(주가 100만원이 넘는 종목)에 등극한 삼양식품도 388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순매수 상위 10개 중 유일하게 네이버에서만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 기관의 순매수 상위 10종목 수익률은 14.1%였다.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수혜주인 금융주를 포트폴리오에 대거 편입한 게 주효했다. 신한지주를 주당 평균 4만8800원에 6866억원어치 순매수해 약 19% 수익률을 냈다. KB금융(6337억원), 하나금융지주(3554억원), 메리츠금융지주(2698억원)도 집중 매집했다. 또 올해 150.69% 급등한 현대건설을 평균 3만8600원에 386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30일 6만3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자동차와 2차전지 관련주를 대거 담은 게 수익률을 끌어내렸다. 이들 종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과 미국 우선주의 기조로 대부분 실적이 타격받을 것으로 예상돼 주가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개인이 1조2862억원어치를 사들인 현대자동차는 올 들어 12.39%, 1조원어치를 매집한 삼성SDI는 27.83% 빠졌다. 삼성SDI는 지난달 말 52주 신저가를 찍었다.
개인이 평균 매수단가를 기준으로 수익을 본 종목은 한화오션과 삼성전자뿐이었다. 개인은 한화오션을 평균 6만6840원에 852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달 말 종가 기준 수익률은 16.7%다. 개인은 올 들어 10% 오른 알테오젠에도 많이 투자했지만 진입 가격이 높았다. 개인은 이 종목을 평균 36만9270원에 사들였으나 현재 주가는 33만원이다.
개인 수익률을 끌어내린 자동차주와 2차전지주는 한동안 확실한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자동차 관련 관세정책이 예상보다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지금은 굳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맞서는 투자를 벌일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전기차 판매 부진 등을 고려하면 2차전지주가 유의미한 반등을 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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