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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쓸어내린 지하철 방화…승객 400명 지하선로 1㎞ 걸어 탈출

입력 2025-06-01 18:16   수정 2025-06-02 01:05


토요일 아침 서울지하철 5호선 열차 내부에서 60대 남성이 불을 질러 승객 400여 명이 지하 터널을 통해 대피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승무원과 승객들의 발빠른 초동 대처와 22년 전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강화된 전동차 내장재 요건 덕분에 다행히 대형 참사로 이어지지 않았다.
◇긴박하던 현장…승객들 비상탈출
1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60대 남성 A씨가 지난달 31일 오전 8시47분께 여의나루역을 지나 지하 터널로 마포역으로 향하던 지하철 5호선 열차에서 2L짜리 통에 담은 인화성 액체를 바닥에 뿌리고 옷가지를 이용해 불을 붙인 것으로 파악됐다.

놀란 승객 400여 명은 객실 의자 하단에 있는 비상개폐장치를 이용해 열차 문을 연 뒤 여의나루역과 마포역 양방향으로 1㎞가량을 지하선로를 따라 대피했다.

소방 166명, 경찰 60명 등 230명의 인력과 68대의 소방 장비가 투입돼 사고 발생 1시간30분 만인 10시24분께 화재는 완전 진압했다. 이 과정에서 승객 23명이 연기 흡입 등으로 경상을 입었고 129명이 현장 처치를 받았다. 소방당국은 이번 사건으로 3억30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A씨는 오전 9시45분께 들것에 실려 나왔다. 여의나루역에서 유난히 그을린 손을 알아본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이혼 소송 결과에 불만을 품고 재판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검찰은 현존전차방화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청구했고 법원은 2일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대구 참사 이후 강화된 조치 ‘효과’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던 사고가 큰 인명 피해 없이 마무리된 것은 기관사와 승객들의 빠른 초동 대처가 큰 역할을 했다. 승객들은 사고 발생 직후 비상통화장치로 기관사에게 상황을 알리고 소화기를 꺼내 자체 진화에 나섰다. 소방 인력이 도착했을 때는 별도 진화 작업이 필요 없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를 운행한 기관사가 28년차 ‘베테랑’인 데다 최근 모의 훈련을 한 것도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한몫했다. 당시 열차를 운행한 채모씨는 1998년 입사해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2005년 7호선 방화 사건을 간접 경험한 승무원이다. 채씨가 속한 서울교통공사 영등포승무사업소는 한 달여 전인 4월 29일 열차 내 화재 발생 시 소화 방법과 화재 이후 차량 운전 조치 등을 다룬 모의 훈련을 했다.

192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전동차 내장재를 불연성·난연성 소재로 교체한 것도 주효했다. 서울교통공사는 2003년 9월부터 단계적으로 전동차 골격과 바닥재, 객실 의자를 불에 타지 않는 스테인리스스틸 등으로 교체했다. 연기 확산을 막는 제연경계벽과 스프링클러, 터널 대피로 안내도 등도 역내에 설치했다.

지하철 사고 방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이번에 화재 상황이 담긴 열차 내 보안카메라는 관제센터로 실시간 전송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양 의원은 “지하철 객실에서 ‘묻지마 범죄’가 벌어져도 관제센터는 실시간으로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각지대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류병화/오유림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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