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중앙은행(Fed) 이사는 2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물가 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일 것”이라며 “Fed가 올 하반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러 이사는 이날 한국은행이 연 ‘2025 BOK 국제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관세 충격이 크지 않은 만큼 미국 소비자물가는 목표치(2.0%)에 수렴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월러 이사는 Fed 내부에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 인사로 평가받았지만, 올 들어선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여러 차례 거론했다. 그는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의 후임자 하마평에도 오르내린다.
월러 이사에 따르면 미국의 실효 관세율이 평균 25%에 달하는 ‘고관세 시나리오’에서 기업들이 관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5%에 이른다. 일부 비용을 기업이 흡수하더라도 PCE가 4%까지 오른다. 실효 관세율이 평균 10% 수준인 ‘저관세 시나리오’에선 PCE 지수 상승률은 3%까지 올랐다가 서서히 낮아진다. 그는 “관세 수준이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현재로선 약 15% 실효 관세율을 추정한다”며 “관세 영향은 올해 하반기 가장 극명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월러 이사는 물가가 크게 올랐던 코로나19 때와 현재 상황은 다르다고 분석했다. 그는 “코로나19 때는 노동 공급이 줄어든 데다 공급망이 차질을 빚었고 확장적 재정정책까지 겹쳤다”며 “현재는 이런 세 가지 요인이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월러 이사는 이날 기조연설 후 열린 이창용 한은 총재와의 대담에서 스테이블 코인 규제에 대한 입장을 물어보자 “스테이블 코인은 비은행(non-bank) 기관이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지급 수단”이라며 “단순히 결제만 하는 비은행엔 더욱 단순하고 덜 개입적인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결제수수료는 높은 편이기 때문에 민간 부문의 경쟁 참여는 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며 “은행과 비은행 결제 제공자 간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비은행의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 등을 허용할지는 생각해봐야 한다”며 “비은행 금융회사의 스테이블 코인 발행이 자본규제 우회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본규제를 완화하는 문제와도 연결되는 사안이어서 한국은 미국보다 더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