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닛과 뉴로핏도 각각 글로벌 빅파마와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루닛은 신약 개발을 위한 바이오마커를 개발하고, 신약 효과를 예측하는 ‘루닛 스코프’를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루닛은 아스트라제네카와 비소세포폐암(NSCLC)을 대상으로 한 AI 기반 디지털 병리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전략적 협업을 맺었다. 루닛 스코프를 통해 바이오마커를 분석할 뿐 아니라 환자의 치료 반응률까지 예측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빅파마와의 계약 소식이 전해질 것”이라며 “루닛 스코프는 올해 매출 100억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뇌 영상 분석 AI업체 뉴로핏은 치매 치료제를 제조하는 일라이릴리, 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와 연구계약을 맺었다. 뉴로핏의 ‘스케일 펫’과 '아쿠아 AD'는 각각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침착 정도와 뇌 미세출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치매 치료제를 이용하는 글로벌 빅파마가 아쿠아를 이용하면 약 투여 이후 환자의 상태 변화를 정량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치매 치료제의 대표적 부작용으로 알려진 뇌출혈 여부를 미리 확인하고 심각한 부작용으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뉴로핏 관계자는 “현재 두 회사와 연구계약을 맺었다”며 “그 외 업체와의 협업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 AI가 경쟁력을 갖춘 배경에는 한국의 의료 환경이 있다. 한국은 의료비가 저렴한 덕에 다양한 의료 정보가 축적돼 있다. 일찍이 전자의무기록(EMR)제도를 도입해 수많은 의료 데이터의 전산화도 이뤄졌다. 전산화한 의료 데이터는 기업이나 대학에서 연구 목적으로 활용된다.
한 의료 AI 기업 관계자는 “병원과 직접 계약을 맺어 데이터를 가져오면 환자의 암 진단에서부터 진행 과정, 치료 중 변화하는 영상 데이터까지 시계열순으로 얻을 수 있다”며 “의료 데이터 양이 많을 뿐만 아니라 질도 좋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프랑스 호주 영국 등 여러 국가의 국가 암진단 사업에도 국내 의료 AI 기업들이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쾌거를 이루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산 AI 기업이 자체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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