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 유세에서도 김 후보는 이 후보의 경기지사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총각 사칭’ 논란을 집요하게 언급했다. 이 후보의 과거 발언을 두고 “나는 형수에게 쌍욕을 한 적이 없다”고 공세를 펴기도 했다. 민주당은 김 후보를 ‘내란 공범’이라고 규정하는 데 집중했다. 1위 후보인 이 후보의 유세 발언이 다른 후보의 공격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른바 ‘호텔경제학’ 논란과 ‘커피 원가 120원’ ‘거북섬 발언’ 등이 대표적이다.
TV 토론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23일 열린 2차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전광훈 목사가 감옥에 갈 때 눈물 흘린 관계를 청산하지 못했다”고 비판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이재명 후보도 부정선거에 동조했었다”며 그가 2017년 SNS에 올린 글을 끄집어냈다. 나흘 뒤 열린 3차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를 향해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당시 왜 샤워를 하고 나왔는지 집요하게 캐물었고,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장남이 과거 한 것으로 알려진 부적절한 발언을 그대로 읊으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토론회 이후에도 이재명 후보 장남의 발언과 불법도박 이력 등을 공격했다.
친민주당 성향의 유시민 작가는 김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씨를 향해 “자신과 균형이 안 맞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김문수 후보)과 혼인해 영부인이 될 수도 있다 보니 제정신이 아니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설씨의 학력 등을 비하한 발언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네거티브 공세는 선거 막판까지 이어졌다. 보수성향 역사교육 단체인 ‘리박스쿨’이 댓글 조직을 만들어 이재명 후보를 비방하고 김 후보를 지지하는 식으로 여론조작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민주당이 총공세를 펼쳤다. 이재명 후보는 아예 “국민의힘과 관련성이 매우 높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세계적 투자자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의 이재명 후보 지지 선언을 놓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로저스 회장이 “어느 후보도 지지한 적이 없다”고 밝히자 국민의힘은 “거짓말한 이재명 후보는 사퇴하라”고 공세를 폈다.
정작 각 당의 정교한 정책 비전이 담긴 공약집은 대선을 1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나왔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대선 8일 전인 지난달 26일, 민주당은 사전투표가 시작되기 바로 전날인 지난달 28일에서야 공약집을 내놨다. 재외국민 사전투표자는 아예 공약집을 보지도 못한 채 투표해야 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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