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 05일 15:1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복 상장'은 분명 문제지만 이를 죄악시하는 건 모두에게 손해입니다."
이행규 법무법인 지평 대표변호사(53·사진)는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복 상장 프레임에 갇혀 모회사 주주에게도 이익이 되는 정상적인 추가 상장까지 폄훼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표변호사는 자본시장법 전문가이자 기업공개(IPO) 스타 변호사 출신이다. 카카오게임즈와 SK바이오팜, 엔켐, 레인보우로보틱스 등의 상장을 이 대표변호사가 자문했다. 그는 지난해 말 지평의 공동집행대표로 선출돼 올초부터 김지홍 대표변호사와 함께 지평을 이끌고 있다.
그는 우선 '중복 상장'이라는 단어 자체에 부정적인 의미가 담겨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대표 변호사는 "인수합병(M&A)한 자회사를 상장하거나, 해외 자회사를 추가 상장하는 건 보유 자회사 지분에 대한 재평가 기회가 되고, 투자 회수 관점에서도 모회사 주주에게 이익이 된다"며 "이런 추가 상장까지 중복 상장 프레임에 가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변호사가 그간 주주들과 소통 없이 중복 상장을 추진해온 기업들을 무조건 옹호하는 건 아니다. 그는 "추가 상장 과정에서 모회사 주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이런 경영상의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법령상 허용되는 모회사 주주 보호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변호사는 IPO 법률 자문 시 회사와 주주환원책도 함께 고민한다. 자회사를 물적분할해 상장하는 과정에서 모회사 주주들에게 주주환원을 한 우수 사례로 꼽히는 필에너지 상장 과정을 이 대표변호사가 자문했다. 필에너지는 2023년 상장할 때 공모 물량의 20%를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모회사 일반 주주들에게 현물 배당하는 등 모회사 주주 권익 보호에 나서 호평을 받았다.
이 대표변호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건 '분할 후 자회사 상장 시 모회사 일반주주에 대한 신주물량 배정 제도화'에 대해서도 찬성한다. 이 대표변호사는 "3년 전부터 한국거래소와 모회사 주주 보호를 위해 이런 제도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갖고 소통해왔다"며 "이런 방식으로 추가 상장 과정에서 그간 미흡했던 점을 보완해 해결할 문제이지 기업들이 신사업에 나서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를 틀어막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도 국내 IPO 시장의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선이 끝나고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국제 정세가 여전히 불안하고, IPO 심사 절차도 날로 까다로워지고 있어서다. 한국 경제와 자본시장 전반의 기초체력이 약화한 것도 IPO 시장 부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평은 단순 IPO 자문을 넘어 기업 생애주기 전반을 밀착 자문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대표변호사는 "기업이 상장하는 작업을 도와주는 것을 시작으로 공시, 세무 자문은 물론이고, 금융당국이 상장유지조건을 강화함에 따라 상장 적격성 문제가 있는 기업들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평은 한국거래소 부이사장 출신인 채남기 고문을 영입해 올초 상장유지지원센터도 발족했다.
지평은 기업 생애주기 전반을 자문하는 서비스를 지향하는 만큼 대주주가 원할 때 상장한 기업을 매각하는 과정까지 도와주겠다는 구상이다. 지평은 M&A 자문 시장에선 주로 중소형 사모펀드(PEF)의 거래를 자문하며 탄탄한 네트워크를 쌓아왔다. 이 대표변호사는 "매각을 희망하는 기업에 PEF를 연결해 딜을 주선하는 역할까지 맡을 계획"이라고 했다.
이 대표변호사가 상장부터 매각까지 이어지는 통합 솔루션 서비스를 구상하게 된 건 변호사로서 그의 철학과 이어진다. 그는 고객이 맞닥뜨린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는 게 변호사의 책무라고 버릇처럼 말한다. 이 대표변호사는 "법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만 제공해선 고객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지평은 법률의 경계를 뛰어넘는 '리걸 앤 비욘드(Legal & Beyond)'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종관/최다은 기자 pjk@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