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유도탄’으로 불리는 항체약물접합체(ADC)가 암 환자의 생명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3일(현지시간)까지 열린 ‘2025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는 ADC가 기존 항암제를 대체할 수 있음을 입증하는 결과가 쏟아졌다. ADC는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에서 우수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며 차세대 항암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임상은 엔허투 병용(엔허투와 퍼투주맙)과 표준치료(탁산 계열 약물과 허셉틴, 퍼제타)를 비교했다. 엔허투 병용은 암이 진행되지 않고 생존하는 기간인 무진행생존기간(PFS)을 표준 치료 대비 약 14개월 연장했다.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은 44% 낮췄다. 암이 완전히 사라진 완전관해(CR) 환자의 비율도 두 배 높았다. 클로딘 아이작 미국 조지타운대 롬바르디종합암센터 임상연구부소장은 “엔허투는 매우 효과적인 약물”이라며 “반드시 암 치료 무기고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엔허투는 지난달 31일 발표된 HER2 양성 진행성 위암 2차치료 임상 3상에서도 표준치료제인 화학요법(라무시루맙+파클리탁셀)보다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고헤이 시타라 일본 국립암센터 소화기내과 과장은 “글로벌 표준치료제가 될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라고 말했다.
엔허투 단독 투약의 전체생존기간(OS)은 14.7개월로, 화학요법(11.4개월)보다 3.3개월 길었다. 24개월 생존율도 29.0%로 대조군(13.9%)보다 배 이상 높았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는 “ADC, 이중항체, 세포치료제 등 다양한 기술을 기반으로 신규 항암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10년 안에 암 완치가 가능한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길리어드는 토포아이소머레이스 2형(TROP2) 표적 ADC 트로델비와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병용한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임상 결과 PD-L1 단백질 양성의 진행성 삼중음성유방암(TNBC) 1차 치료에서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대조군(키트루다+화학요법) 대비 35%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기치 않은 이상반응은 나타나지 않았고 치료 중단율은 오히려 대조군보다 낮아 ADC와 면역항암제 병용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화이자는 PD-L1 표적 ADC PDL1V와 키트루다를 병용한 임상 1상에서 재발·전이성 두경부암 환자의 절반에서 의미 있는 종양 축소 효과를 확인했다. 화이자의 또 다른 ADC 후보인 시그보타투그 베도틴은 키트루다와 병용한 임상 1상에서 폐암과 두경부암 환자에게 의미 있는 종양 축소 효과를 보였다. 중국 마브웰은 넥틴-4 표적 ADC인 9MW2821을 면역항암제 토리팔리주맙과 병용한 임상 1b/2상 결과 요로상피암 환자 90%에서 암이 줄었다고 발표했다.
시카고=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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