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자동차혁신연합(AAI)은 희토류 공급 부족으로 미국 내 공장 가동을 멈출 수 있다는 내용의 비공개 서한을 지난달 9일 미국 정부에 전달했다. AAI는 “자동변속기와 모터, 센서, 안전띠, 스피커, 조명, 카메라 등 핵심 부품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AAI는 포드, 스텔란티스, BMW, 현대자동차, 도요타 등을 회원사로 둔 단체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독일 자동차산업연합(VDA)은 3일(현지시간) “희토류 공급 차질로 독일 내 자동차 생산이 지연되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인도 최대 전기차업체 바자즈오토도 “생산에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고 했다.
희토류 공급에 문제가 생긴 건 세계 시장의 90%를 주무르는 중국이 수출을 통제하면서부터다. 중국은 지난 4월 4일부터 희토류 7종과 희토류로 만든 자석을 수출할 때 정부 허가를 받도록 했다.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응하는 사실상의 수출 통제 조치였다. 수출 허가를 받아도 승인에 최소 45일이 소요돼 중국의 4월 희토류 수출량은 약 4785t으로 전월(5666t)보다 15.6% 줄었다. 수출 규제가 두 달째 지속되자 재고로 버티던 자동차업체가 한계에 직면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희토류를 상당량 확보한 만큼 당장 생산 차질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출 규제가 장기화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 규제 이후 희토류 가격은 연일 오름세다. 디스프로슘은 지난 2일 기준 ㎏당 272.5달러로 4월 초(232.5달러) 대비 17.2% 올랐다. 네오디뮴과 프라세오디뮴도 최근 한 달 새 5%가량 올랐다.
중국의 희토류 통제에 로봇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휴머노이드에 장착하는 구동모터용 영구자석에 희토류가 2㎏ 넘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옵티머스를 개발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4월 1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영구 자석 공급 문제로 휴머노이드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했다.
방산업계도 마찬가지다. 첨단 무기계통에 필요한 희토류 등 핵심광물 1900종 이상이 중국산이어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전투기에 들어가는 고출력 레이더와 미사일 유도 시스템에도 희토류가 적용되는 만큼 사태가 장기화하면 생산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양길성/김진원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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