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전’은 적의 생각과 신념을 무너뜨리기 위해 정보와 심리를 조작하는 전쟁을 일컫는다. 냉전 시기 선전·심리전의 연장선에 있는 듯 보이지만 오늘날 인지전은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더 은밀하고 치명적으로 진화했다. 과거엔 총과 미사일이 전쟁을 결정지었다면 지금은 SNS 게시물, 유튜브 영상, 댓글, 밈 하나가 전쟁 국면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송태은 국립외교원 교수가 쓴 <인지전, 뇌를 해킹하는 심리전술>은 이런 ‘보이지 않는 전쟁’의 메커니즘과 그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조작당하는지를 해부한 책이다. 이 책은 전쟁의 개념을 뒤흔든다. 우리의 마음과 뇌를 새로운 전장으로 삼은 ‘현대판 심리전’은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다고 이 책은 주장한다.
분노와 두려움 등 인간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이 의사결정과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인간의 욕구와 욕망이 어떻게 뇌 작동 방식에 영향을 주는지,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기술이 뇌파 정보 등을 포착해 마음과 생각을 어떻게 읽고 있는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어떻게 사람의 사고방식을 바꾸거나 기만할 수 있는지 등을 설명한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스라엘 하마스 간 전쟁 사례를 통해 인지적 심리작전이 어떻게 수행돼왔는지 보여주는 대목도 흥미롭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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