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유니슨 회장은 한국도 ‘전기 시대’에 접어들었는데 과거의 규정에 얽매여 있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 전국에 구축된 고압 송전선로 대부분은 전선을 여덟 가닥 묶음으로 설치해 놓았지만, 이 가운데 네 가닥만 사용하고 있다. 과열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서다. 조 회장은 하지만 지금은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 발달로 사고 위험을 평소 충분히 감지할 수 있어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25% 수준인 전기 의존도가 2030년 40%, 2050년엔 60~70%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반도체, 전기차 등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그렇지만 전력 생산을 갑자기 늘리기 힘들고 송전망 설치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합리적 대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에너지믹스 비율과 관련해선 ‘4·3·3 원칙’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4·3·3 원칙은 전체 전력 생산 중 원전(소형모듈원전 포함) 40%, 재생에너지 30%, 석탄 및 미래 에너지 30%를 가리킨다. 현재 33%인 원전과 11%인 재생에너지 비중을 동시에 높이는 게 현실적이란 설명이다.
그는 에너지 분야를 산업 정책을 통해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의 전력기기, 송배전 기자재, 변압기, 케이블 등 전력 관련 수주잔액만 24조원에 이릅니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보안 우려가 있는 중국 제품 대신 경쟁력 있는 한국 제품을 찾기 때문이죠.”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에너지와 기후 분야를 떼내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겠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에 대해선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에너지와 기후 정책이 상충하는 측면이 있는데, 한데 묶어 놓으면 오히려 기후 정책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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