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과 뷰티기업, 투자사들이 돈 보따리를 싸든 채 K바이오를 찾고 있다. 한국이 바이오 분야에서 경쟁력을 쌓고 우수한 임상 환경 등을 인정받아 글로벌 협업 파트너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글로벌 바이오업계에서 중국, 일본에 비해 덜 주목받은 한국이 아시아의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허브로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들 VC는 한국이 아시아에서 중국, 일본과 차별화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윤동민 솔라스타벤처스 대표는 “중국이 한국보다 바이오 기술 이전이 많지만 중국의 기술 이전 100건보다 한국에서 이뤄진 두 건이 더 승률이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솔라스타벤처스는 단순 투자를 넘어 직접 신약 후보물질을 찾아 회사를 설립하고 경영에도 참여하는 ‘뉴 코크리에이션(New Co-creation)’ 방식으로 K바이오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국가신약개발재단(KDDF) 행사에 참석한 노엘 지 노보홀딩스 파트너는 “4년 전과 달리 최근에는 중국 대신 한국을 선택할 정도로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 두는 관심이 커졌다”고 했다.
미국 VC는 한국에서 전반적인 바이오 분야를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다. 에번 그리프 베인캐피탈 파트너는 “종양, 면역질환, 희소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루 투자 대상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 머크(MSD)의 야시로 고지 아시아 사업개발(BD) 총괄은 지난달 ‘바이오코리아 2025’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제약사들이 지닌 존재감이 뚜렷하다”며 “한국 특유의 빠른 실행력과 창의적 역량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K바이오 기술을 뷰티산업에 접목하려는 글로벌 기업도 나오고 있다. 프랑스 로레알은 세계 100여 개 바이오벤처 기업과의 협업을 검토하다 이달 올릭스와의 공동 연구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에는 리보핵산(RNA) 치료제 개발사들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RNA 치료제는 소분자, 항체보다 불안정성이 높아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만큼 국내 개발사의 기술력과 임상 수준이 증명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알지노믹스는 5월 미국 일라이릴리와 최대 1조9000억원 규모 계약을 맺고 유전성 난청 치료제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RNA를 편집하는 원천 기술을 보유했다.
K바이오의 갈 길이 아직 멀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알버트 한국MSD 대표는 “한국은 혁신 기술 수용 속도가 빠르다”면서도 “일본 다케다제약 등과 같은 글로벌 빅파마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기초과학 기반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