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11일 원자력 확대 방안을 포함한 에너지 전략을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미니 원전’으로 불리는 차세대 SMR 개발을 위한 수십억파운드 규모 계약과 잉글랜드 동부 서퍽 지역에 추진 중인 대형 원자력발전소 사이즈웰C 원전 건설 사업에 민간 자금을 유치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은 노후 설비와 잇따른 사업 지연으로 신규 원전 건설이 오랜 기간 정체됐다. 공식적으로 탈원전을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 전환이 가속화하며 원전 비중은 지속적으로 줄었다. 실제로 1997년 26%에 달했던 원자력발전 비중은 지난해 15% 수준으로 떨어졌고, 전체 전력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50.8%로 급증했다. 현재 운영 중인 원전 5기 가운데 4기는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폐쇄될 예정이다.
영국 정부는 현재 서퍽의 사이즈웰C, 서머싯의 힝클리포인트C 등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힝클리포인트C는 공사 지연과 비용 증가가 겹치면서 사업이 당초 계획보다 6년 늦어졌으며 비용이 300억파운드(약 53조원)까지 불어났다.
이 가운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올해 2월 “1956년 첫 원전을 지은 이후 10년 만에 21기를 완공했지만 지난 15년은 정체 시간이었다”며 “이제는 다시 건설을 시작하고 속도에 맞춰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머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세운 ‘드릴, 베이비, 드릴’ 구호를 패러디해 “빌드(Build), 베이비, 빌드”라는 표현을 쓰며 원전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원전 확대 정책이 영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2050년까지 미국 원전 발전 용량을 현재의 네 배로 늘리겠다”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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