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기업 10곳 중 4곳은 번 돈으로 대출 이자도 못 갚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4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속보)'에 따르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40.9%로 전년보다 1.9%포인트(p) 증가했다. 해당 비중이 40%를 넘긴 것은 2013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처음이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대출 이자로 나눈 값이다. 이 비율이 100%에 미치지 못하면 기업이 벌어들인 돈이 대출 이자만큼도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전체 조사 대상의 이자보상비율은 평균 298.4%로 전년 211.1%보다 개선됐다. 주로 대기업 영업이익이 증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용호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대기업이 중심이 되는 제조업은 업황이 좋아졌지만, 업체 수가 많은 중소기업, 그중에서도 도소매업과 부동산업 등 비제조업 쪽에서는 영업이익이 줄면서 이자보상비율이 낮아진 기업 비중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차입이 없는 무차입 기업 비중은 9.3%로 전년 10.5%보다 1.2%p 줄면서 역대 최소치를 경신했다. 이자보상비율이 0%를 밑돌아 영업적자를 쓴 기업 비중도 28.3%를 기록, 전년 대비 1.3%p 늘면서 최대를 경신했다.
정 팀장은 "제조업이나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 특히 비제조 중소 업체의 업황이 나빠지면서 무차입 기업 비중이 줄고 영업적자 기업 비중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외부 감사 대상 법인(금융사 제외) 3만4167곳의 경영 실적을 분석한 결과다. 영리법인 전체를 조사하는 연간 기업경영분석과는 차이가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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