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기후로 여름철 국지성 집중호우가 발생하는 지역이 늘어나면서 대규모 산사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대형 산불이 발생한 영남권은 산사태로 인한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예방 및 대응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기상청과 산림청에 따르면 올여름은 60% 확률로 평년보다 기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며, 저기압 발달과 대기 불안정으로 인해 강수량도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사태 피해 규모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 8~10일 충남 서천에 256.5㎜, 전북 익산에 285.5㎜의 비가 쏟아지면서 두 건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 기간 내린 비는 전국 여름철 강수량 중 78.8%(474.8㎜)를 차지해 1973년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발생한 산사태 1107건 중 97%인 1074건도 이 기간에 발생했다.

올해는 산사태 위험지대가 더 늘어났다. 지난 3월 영남권에 큰 산불이 발생해 산림 10만4000㏊가 소실됐기 때문이다. 산불 발생지는 나뭇잎이 강우를 차단해주는 우산효과가 줄어든다. 나무 뿌리가 토양을 잡아주는 말뚝·그물효과도 감소해 산사태 발생 위험성이 높아진다. 산림 분야 재해 발생 우려 지역에 선제적인 예방과 대비, 대응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림청은 올해도 산사태예방 지원본부를 중심으로 비상 대비·대응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여름철 재해대책 기간(5월 15일~10월 15일)에는 산사태예방 지원본부 중심으로 24시간 비상근무 체계를 가동한다. 산림청은 올해 산사태예측정보 등 위험정보 수신 대상을 관계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 등 278개 부서에서 507개 부서로 확대했다. 정보 제공 수단도 기존 문자메시지에서 알림톡, 음성메시지로 다양화했다.
지난 영남 지역 산불 진화에 활약한 산불재난특수진화대를 산사태에도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기존 산사태 현장 예방단(760명)에 산불재난특수진화대(495명)를 추가한 산사태 대응반을 꾸려 주민 대피 및 응급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지자체, 경찰, 소방 등 유관기관 간 협력체계도 새롭게 구축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인력 2137명, 굴착기 등 장비 559대, 승합차 173대, 숙소 599곳을 마련했다.
산사태 취약지역도 지난해 3만1000개에서 이달 기준 3만2000개로 늘려 수시 점검을 진행한다. 과학기술 기반의 산사태 대응체계도 구축했다. 산악지역은 평지와 비교해 풍속은 최대 3배, 강수량은 최대 2배 많다. 산악관측망은 산악지역의 온도, 습도, 풍향, 풍속, 강수량, 지면 온도 등을 분석해 산사태를 관측할 수 있는 장비다. 산림청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495곳에 산악관측망을 설치했다. 올해는 16곳을 신설한다. 디지털 사면통합 산사태 정보시스템은 대국민용 시스템으로 개편해 발 빠른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모바일 웹 기반 차세대 산사태 위험정보 알림서비스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또 산림청은 산사태를 막는 ‘효자 인프라’인 사방 사업을 확대했다. 올해는 3743억원을 투입해 △산지사방 141㏊ △계류보전 271㎞ △사방댐 1000곳 △다목적 사방댐 3곳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산림청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산사태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철저한 사전 점검과 예방 조치가 필수”라며 “첨단 기술을 활용한 정밀 현장 점검과 신속한 대응 체계를 구축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산림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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